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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美·EU 무역분쟁

[홍석진칼럼]심화되는 美·EU 무역분쟁

등록 2019.10.21 09:40

수정 2019.10.21 14:42

심화되는 美·EU 무역분쟁 기사의 사진

지난 9월 세계 무역기구 (WTO)는 EU 정부가 에어버스사에 지급한 불법 보조금 관련해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 15년 동안 세계 최대 민간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가 벌여온 다툼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 결정에 따라 미국은 10월18일부터 항공기에는 10%를 기타 제품에는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을 포함한 유럽 산제품 등에 최대 75억 달러의 무역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럽 측에서도 보잉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세금 감면과 연구보조금을 이용하여 혜택을 받고 있다고WTO에 제소한 결정이 남아 있다. 따라서 미국 측의 완전한 승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 측은 2020년 초로 예상되는 WTO의 결정으로 미국 제품에 대해 약 120억 달러의 관세를 보복할 수 있을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EU의 에어버스사는 미국 앨러버마주 모빌 시에 A320과 A220을 제작하는 공장에서 약 3000명의 숙련된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고 유럽에서 수입된 부품으로 항공기를 제작하고 에어버스 항공기 부품의 40%는 미국산이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관세가 부과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이 된다.

이번 달 들어서 유럽경쟁 규제 당국은 보잉이 브라질 항공기 제조기업인 엠브레어 인수에 대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보잉은 엠브레어의 민간항공기 생산 지분 80%, 군용화물 제트기 생산 지분 49 %를 42억 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에어버스사가 캐나다의 봄바르디외사를 인수한 것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양사의 민간항공기 제품군의 다양성을 보장해 줄 수 있으나 최근 미국과 EU 간의 무역분쟁에 따라 EU 측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항공기제작 산업은 각 국가의 국방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연구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WTO의 민간 항공기 제작산업에서 정부보조금 지급이 불법이라는 결정이 적정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보잉의 경우 매출의 23 %, 에어 버스는 17 %가 국방관련 매출이다.

항공기 제작은 엄청난 규모의 경제로 인해 정부 도움 없이는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 1987년 A320을 출시하기 전 에어버스는 구조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가 없었고 유럽 정부의 보조금으로 오늘날과 같이 보잉과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보잉의 경우는 1972 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같은 정치적 동기로 인해 중국 시장을 확보하게 됐다.
양사간의 경쟁 체재로 인해 항공기의 가격은 저렴 해 질 수 있었고 성능과 안전성은 향상되었다.

전문가들은 WTO의 결정이 시장을 양분시켜 경쟁을 저하시킬 수 있는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즉, 보잉은 미국, 에어버스는 유럽에만 주로 판매하는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현재 다른 지역의 항공사로부터 약 1000 대의 항공기를 주문 받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무역관세 부과로 부터 시작된 미국과 EU간의 무역분쟁은 이번 WTO의 결정으로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무역분쟁은 항공기 제조업체의 공급망 및 전세계 제품 생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항공기의 생산은 어느 한 국가 혹은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글로벌 산업이기 때문에 무역관세로 인해 여러 산업에 걸쳐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EU 측은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단행하기 보다는 무역분쟁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 개발 지원, 정부 보조금, 대형 민간 항공기의 개발에 따른 자금 조달 및 융자에 대해 미국과 협상 할 것을 제안 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맺었다. 향후 EU 측과는 어떠한 협상을 이뤄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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