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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10-07 11:56

한 달 맞은 ‘은성수 체제’…소통은 만점·정책은 글쎄

금감원과 소통 강화로 훈풍 조성 ‘호평’
DLF 사태 등 정책 현안 존재감은 미흡
“이제 취임 2개월차…지켜보자” 여론도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오는 9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금융위원장으로 시장 안팎에서 큰 기대를 안고 등장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시장 안팎에서 다소 엇갈린다. 소통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정책의 성과가 아직 없다는 점은 다소 흠으로 꼽힌다.

은 위원장은 지난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제7대 금융위원장으로서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다만 같은 날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은 위원장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다소 약했다.

조국 장관에 대한 각종 논란 탓에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상태에서 위원장 자리에 올랐지만 인사청문회에서 큰 결격사유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고 기획재정부 재직 시절이나 수출입은행장 시절 인물평이 후했던 만큼 은 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컸다.

취임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상황에서 은 위원장에게 따르는 가장 큰 호평은 역시 소통 능력이다. 은 위원장은 기재부 국장 시절과 수출입은행장 시절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출입은행장 시절에는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자주 주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이같은 소통 능력은 빛을 발했다.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해묵은 감정 충돌 관계에 있던 금융감독원과의 ‘원팀 관계’ 회복 노력이었다.

은 위원장은 지난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을 찾아 윤석헌 금감원장과 환담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을 찾아간 것은 지난 2015년 3월 임종룡 당시 위원장이 금감원에서 진웅섭 당시 원장을 만난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은 위원장의 ‘움직이는 소통’을 통해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상시 소통 채널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매월 첫 금융위 정례회의 전후로 서로 만나 비공개 독대하는 것에 합의했고 지난 2일 첫 독대가 있었다.

아직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증권사나 보험사 경영진 등 시장 관계자와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의 목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은 위원장의 성향상 조만간 민간 금융권의 경영진과 만나 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겨진 단점도 드러났다. 시장 안팎에서는 은 위원장의 존재감이 상당히 약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임자인 최종구 전 위원장의 정책 기조와 딱히 다른 부분을 찾기 힘든데다 지나치게 신중함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금융권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과 고위험 상품 불완전판매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 경영진 제재나 제도 개선 등의 조치가 언급돼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낀 바 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래 금융 혁신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기존의 정책 기조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점도 옥에 티로 꼽힌다. 다만 아직 ‘은성수 체제’가 출범 한 달을 맞은 만큼 올해 말까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최종구 전 위원장도 지난 2017년 7월 취임 후 몇 개월간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은 위원장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여론이 더 우세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세부적인 제재 수준을 언급하지는 못하더라도 감독당국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금융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확실한 의지는 보여줬어야 한다”며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한 신중 행보는 이해하지만 선명한 의지 피력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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