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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9-09-19 14:48

[사건의 재구성]한전 8000억 호주탄광 좌초 위기, 어쩌다가

호주 독립계획위원회, 허가 반려
한전, 발전용 석탄공급 계획 차질
관계자 “매각, 청산, 소송 등 검토”

한국전력이 8000억원을 투자한 호주 바이롱 광산 개발 사업이 무산위기에 처했다. 호주 당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개발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 독립평가위원회(Independent Planning Commission)는 18일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사업이 지속가능한 개발 원칙에 부합하지 않아 공익에 맞지 않는다며 사업 반려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광산 개발로 온실가스 배출, 지하수 오염, 자연 훼손 등 장기적 환경 영향에 중대한 우려가 있어 개발 허가 발급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2010년 호주 앵글로 아메리칸사로부터 4190억원에 문제의 광산을 인수하고,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총 7억달러(약 8337억원)를 투입했다.이후 자체적인 탐사를 진행하고 광산 개발계획을 수립해 2015년 호주 정부에 개발 허가를 신청했다. 바이롱 광산 원량은 8억7000만톤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에서 40년간 연 350만t 규모 석탄을 생산할 계획이었다.한전은 이 사업으로 한전 발전자회사가 사용할 무연탄을 직접 국내로 갖고올 계획이었다.

현재 바이롱광산의 지분은 한전이 90%를 갖고 있으며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5개 발전 자회사가 각 2%씩 10%를 갖고 있다.당초 한전은 개발계획이 승인되면 39%의 지분을 자회사들에 넘기고 실제 석탄생산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나머지 지분도 전부 이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사업은 호주 현지에서 환경적 타당성 문제가 제기돼 며 9년째 개발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위원회는 대기질이나 소음 영향은 긍정적이나 지하수 오염, 농지 재생, 경관 문제, 온실가스 영향 등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업 개발 효과로 인해 현세대가 누리는 이익보다 장기적 환경영향의 부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호주 에너지경제·재정분석연구소(IEEFA)는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 발전 비중이 축소되기 때문에 호주 주정부가 사업 승인에 신중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는 “개발 승인으로 석탄 생산량이 늘어나면 초과 공급으로 인해 국제 유연탄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허가가 전격 반려되면서 석탄광산을 직접 개발해 5개 발전자회사들이 운영하는 석탄발전소에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하겠다는 한전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2017년 6월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공기업·공공기관 기능 조정 계획에 따라 해외광구 지분을 한국수력원자력 등 자회사에 이전했으며 호주 바이롱광산만 남은 상황이다.

이번 호주 정부의 결정으로 한전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이에 한전측이 향후 어떤 대응 카드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을 매각하거나 개발계획을 다시 짜 허가를 재신청하는 방안,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매각이나 청산 절차를 진행하거나 개발 계획을 다시 수립해 신청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여기에 소송까지 포함해 내부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에 바이롱 광산 사업 반려로 인해 재무상황이 추가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광산개발을 위해 매입한 토지를 되팔면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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