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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외면한 아시아나항공…본입찰 앞두고 곳곳에 암초

예비입찰에 5곳 참가 추정…대기업 불참
금호산업, 인수가격 불만족시 유찰 가능
자금부족·낮은 시장 이해도…완주 불투명
‘승자의 저주’ 피해 분리매각 요구할 수 있어
예비입찰 안 한 기업, 본입찰 깜짝 참전 할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순탄하게 흘러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굴지 대기업들의 외면에도 불구, 예비입찰에 5곳이 참전하며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인수가격을 둘러싼 마찰이나 참가업체의 중도포기, 분리매각 요청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4일 M&A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전날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31.0%)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금호산업이 예비입찰을 비공개로 정한 만큼, 명확한 예비입찰 참가업체를 파악하긴 힘들다. 다만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사모펀드 KCGI 등 3곳은 자발적으로 인수의향서(LOI) 제출 사실을 밝혔다. 이 외에도 사모펀드 2곳이 더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2위 국적항공사로 매력도가 높고, 귀한 매물이라는 이유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K와 한화, GS, 롯데 등 유력 잠재 후보로 거론된 대기업들은 인수전에 불참했다. 항공업황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실제 가치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과 CS증권은 조만간 적격 예비인수자(숏리스트)를 추린다는 계획이다. 숏리스트는 약 한 달 간 자체적인 매수 실사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매각자 측은 10~11월에는 본입찰을 진행하고, 12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각 절차마다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선 매각가격에서 매각자와 인수자가 충돌할 수 있다. 금호산업과 CS증권은 참가업체에 구주 매입 가격과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할 신주에 대한 투자금액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시장에서는 구주 인수대금 약 4500억원에 신주 발행액,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또 통매각에 따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의 몸값도 고려해야 한다. 2조원대의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금호산업이 내부적으로 책정한 매각 가이드라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비싼 값에 팔기를 원하고 있다. 인수전 참가업체들이 여기에 부응하는 가격을 써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10조원에 달하는 부채 등 아시아나항공 가치를 높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낮은 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참가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1차입찰은 유찰될 수 있다.

참가업체들의 완주 여부도 불투명하다. 실탄 부족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예상된 애경그룹은 단독으로 입찰했다. 현금성 자산이 5110억원 규모에 그쳐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이 되기는 사실상 힘들다. KCGI는 전략적투자자(SI)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숏리스트 선정 여부는 SI가 어디인지에 따라 가려지게 된다.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자금력이 풍부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에 대한 본실사를 마친 뒤에도 인수 의지를 이어갈지 예단할 수 없다.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만큼, 금호산업과 채권단를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분리매각을 요구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통매각 원칙이 흥행부진을 불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자가 1차 입찰을 유찰시킨 뒤 분리매각으로 재입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상황에 따라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대기업들이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인수 후보의 깜짝 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사모펀드 2곳이 대기업과 공동인수를 이미 합의했거나, 추후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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