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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옷장사부터 공무원까지”···디벨로퍼 오너의 독특한 이력 눈길

“동대문 옷장사부터 공무원까지”···디벨로퍼 오너의 독특한 이력 눈길

등록 2019.08.28 17:08

수정 2019.08.30 10:32

김성배

  기자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터뜨리는 미다스의 손초창기 모습은 부동산과 관련없는 사례많아문주현 회장 나산출신···안재홍 대표는 옷장사정춘보 부산시 말단 공무원···손지호 증권맨

“동대문 옷장사부터 공무원까지”···디벨로퍼 오너의 독특한 이력 눈길 기사의 사진

동대문 의류 상인, 공무원, 증권맨, 패션회사 직원···.

국내 굴지의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오너들의 특이한 이력이 관심을 끈다.

손대는 사업지마다 대박을 터뜨려 부동산 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지만 정작 업계에 발을 들이기 이전 그들의 모습은 부동산과 전혀 무관한 업종에서 활약한 사례가 많아서다.

업계 1위 MDM그룹을 이끄는 문주현 회장부터 그렇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1987년 경희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문 회장의 첫 직장은 나산실업(공채 1기)이다.

여성 의류브랜드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으로 유명했던 나산실업은 1990년대 대표적인 패션회사다. 조이너스는 1994년 12월 말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영업직을 자원, 빼어난 실적을 올렸다. 나산그룹에서 문 회장은 ‘독일병정’으로 불렸다.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고 붙은 별명이다. 그 덕에 일곱 번의 특진을 거듭하며 입사 7년 만인 38세에 ‘별(임원)’을 달았다. 나산의 최연소 임원이었다.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의 보좌관 역할을 하던 당시 그로부터 오피스텔 시장 조사 지시를 받아 발로 뛰어다니며 선릉역 샹제리센타를 기획·분양했고,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 디벨로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안재홍 안강개발 대표이사도 의류업계 출신이다.

안 대표는 한국 나이로 23세이던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출발은 옷 장사였다. 그는 경기 부천 송내역 인근의 쇼핑몰 투나(옛 시마)에서 상가 2개를 운영하면서 동대문시장에서 가져온 남성 정장과 청바지 등을 팔았다.

그러다가 안 대표의 사업 수완을 눈여겨보던 당시 분양대행업을 하던 바이어가 분양사업을 추천, 부동산업계에 발을 들였다. 2006년에는 에이치와이(HY)라는 상가 분양대행사를 만들었고, 이후 시행사(안강개발)까지 차려 디벨로퍼로 거듭난 것.

디벨로퍼들은 시공은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안 대표는 안강건설이라는 건설사를 갖고 시행과 시공을 겸하는 사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마곡에서 개발 사업 성공 이후 김포, 하남, 화성 동탄, 용인 역북, 남양주 다산 등 다양한 지역에 깃발을 꽂았다. 대부분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 개발 위주로 사업하고 있다.

한국의 트럼프로 1세대 디벨로퍼인 정춘보 신영 회장은 부산시 말단 공무원 출신이다.

1955년생인 정 회장은 부산시청 항측계를 시작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비행기를 타고 부산시 일대 항공사진을 찍는 게 그의 일이었다.

이를 통해 땅에 대한 감각을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서울로 상경, 부동산 대행업과 중개업소를 시작으로 1984년 신영기업이란 상호로 분양대행을 시작했다.

이후 외환위기를 겪던 1997∼98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분당 오리역 부근 땅을 매입, ‘시그마’라는 브랜드의 유럽풍 오피스텔을 지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일약 디벨로퍼 대열에 올랐다.

역시 신흥 디벨로퍼인 네이벨류를 진두지휘하는 손지호 대표는 옛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IB사업부 출신이다. 증권맨이 1조 매출을 올리는 부동산 개발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손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서울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창업하는데 증권사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판단해 대우증권에 들어갔다. IB사업부와 M&A사업부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경험이 창업을 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네오밸류를 설립한 이후 2010년도 들어 강남 세곡지구, 위례신도시, 광교신도시 등에서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켜 조단위 매출을 이뤄냈다.

이외 HMG(Humanism of Maru Group)의 김한모 회장은 시행사에 몸담았다가 분양 대행사 '프런티어 마루'를 설립한 케이스다. 분양대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HMG를 설립한 지 4년밖에 안됐지만 그룹 전체로 매출이 6000억원에 이르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디벨로퍼들은 처음부터 부동산 업에 뛰어든 경우가 드물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땅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타고만 사업 수완을 기본으로 대박이 터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 운도 따라야하는 게 부동산 개발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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