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상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장 인터뷰
‘인공지능의사(Dr. AI)가 등장하고 로봇의사가 수술하는 세상에 의과대학에서는 과연 어떤 의사를 양성해내야 할 것인가?’
지난 3월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장에 취임한 손호상 교수는 “ 의과대학은, 지금 입학한 학생들이 의료행위를 하는 10년 후를 내다보고 교육해야 한다. 매년, 아니 매일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변화의 시대에 ‘미래의 좋은 의사는 어떤 의사이며, 양질의 미래의료진을 양성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이것은 엄청난 세기의 숙제다”고 말했다.
◇ 교육과정위원회 결성, 미래의 좋은 의사상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올해 초부터 미래의 좋은 의사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거기에 맞춘 교과과정 개정과 학습 성과를 내기 위해 ‘교육과정위원회’를 결성하고 4월 발대식을 가졌다.
‘교육과정위원회’는 먼저, 현재 의과대학 교과과정을 자체진단하고 교수, 학생, 학부모, 동창회, 교직원을 비롯해 보건소, 의원 등 각종 의료관련업 종사자와 기업, 시민 등 각계각층의 의견들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의료서비스 전달방법 등 사회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미래의 좋은 의사 개념정립을 새로이 하며, 의과대학의 사명을 비롯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 등 의과대학의 미래를 위한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의사(Dr. AI)와 함께 살아가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좋은 의사’를 배출하는 이상적인 교육과정을 재설정한다는 계획이다.
◇ 사랑과 봉사, 의료인문학 및 인성교육의 산실-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손호상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장은 “우리 대학은 설립취지와 교육이념 자체가 의과대학과 잘 맞으며, 최근 의학교육학회나 의료관련 협회에서 주장하는 방향이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당시부터 내세운 교육이념과 일치한다”고 했다.
최근들어, 각 의과대학에서 의료인문학 및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성기반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설립당시부터 대학의 이념이며 기본교과였다.
1991년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설립할 당시, 이문희 대주교는 첫 입학생 20명을 맞이하면서 “우리나라에 의사 20명 더 보태자고 의과대학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전문 의료인을 넘어 소명의식을 갖고 사랑과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의사로 성장해 달라”고 말했다.
따라서, 설립당시부터 통합교육과정의 인성과정에는 신부님들의 ‘참삶의 길’ 강의가 도입되었으며, 의사와 환자 및 보호자, 의사와 또 다른 의료인들과의 관계 등 의료와 인문사회학적 관계 등의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당연히 봉사활동도 일상화 되어 있다. 교수, 학생, 직원들이 함께하는 정기적인 해외의료봉사 외에도 의과대학 교목실 주관으로 매월 1회 현풍성당에서 동티모르 공동체 이주노동자 무료진료 의료봉사를 실시하며, 의대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가양로원, 성가요양원에 년 2회 정서지원 및 노력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재능기부를 통한 교내 동아리봉사, 가톨릭봉사기관과 연계한 의료봉사 등 ‘사랑과 봉사’라는 대학의 교육이념을 실제 봉사현장에서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 2015년 의학교육평가인증 최고 인증기간 6년 획득
그 결과 의학교육평가에서 언제나 좋은 결과를 얻어냈으며, 2015년도 실시한 의학교육평가인증에서 최고 인증기간인 6년을 획득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실시하는 의학교육평가인증은 국내 의학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대학운영체계, 기본의학 교육과정, 학생, 교수, 시설·설비, 졸업후 교육 등 6개 영역에 걸쳐 평가한다.
손호상 학장은 “최근, 수도권에 유명 대학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명문의과대학에서도 의학교육평가에서 미인증을 받아 의료계의 충격을 준 바 있다”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전국에서도 절반 정도의 의과대학만이 획득하는 최고 6년 인증기간을 획득한 것은 의과대학의 위상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40명 정원에 전임교수 181명, 부속·재단병원 5개, 600여억원 들여 의과대학 및생활관 신축
2019년 29회 40명의 신입생을 맞이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의사국가시험에서 수석합격자를 배출하며, 지속적인 인성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이상적인 미래의료진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매 학년 40년 정원에 181명의 전임교수가 강의와 생활지도를 하고 있으며, 통합교육과정과 문제중심 학습의 효과적인 의학교육으로 인정받고 있다.
졸업생 전원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 전공의수련과정(인턴,레지던트)을 이수할 수 있고, 우수한 졸업생은 본 대학교수로 우선 선발한다. 부속병원으로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칠곡가톨릭병원이 있으며, 재단 산하에 논공가톨릭병원, 대구정신병원, 포항성모병원이 있다.
이 대학은 최근 5년여 동안 600여억 원을 들여 의과대학 건물신축 등 교육환경을 대거 개선했다. 2014년 12월 준공한 루가관은 의과대학 전용공간으로 신축했다.
연면적 19,896.59㎡에 지하2층, 지상 8층 건물로 신축한 루가관은 다양한 최신시스템을 도입한 강의실 및 실습실, 선진 연구시설은 물론 각종 회의실, 세미나실, 대강당, 임상수기센터, 루가도서관, 학생지원시설, 주차장 등을 두루 갖추었다.
또한 올 2월 루가 캠퍼스내 총 162명 수용 가능한 학생생활관을 개관, 의과대학생들이 보다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손호상 학장은 “의과대학에만 60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것은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며, 무엇이 우선순위냐에 대한 가치관의 문제다. 1991년 창립당시에 그랬던 것처럼, 가톨릭대구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하의 의과대학인 만큼 미래지향적이며 사랑을 실천하는 가톨릭정신에 입각한 투자다”고 밝혔다.
◇ 다음세대와 지역의료발전을 위한 투자-고교생 의학인턴십(MIPS), 해외교류 활발
이와 연장선상에서, 올해로 4회째 고교생 의학인턴십(MIPS)를 실시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내 고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고교생 의학인턴십(MIPS Medical Internship Program for Students)은 의과대학 진학을 꿈꾸는 지역 내 고등학생들에게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체험활동을 통해 의과대학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학생들의 진로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행사다.
인터넷 신청을 통해 선발된 기수당 60~80여명의 학생들은 1박 2일 동안 사람 뼈대 맞추기, 각종 임상실습 등의 실습과 각종 특강, 의대생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으로 의대생활을 경험한다.
손호상 학장은 “ 고교생을 위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대학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유일하다”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의사를 꿈꾸는 우수한 지역인재들을 지역에서 키워서 지역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지역사랑실천의 일환으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횟수가 거듭될수록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빅 데이타를 기반으로 세계가 하나의 유기체로 돌아가는 시대에 맞춰 세계와의 교류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6년 7월 오사카시립대학교 의과대학과 MOU를 체결하고 교직원과 연구원 교류, 객원 교수제 운영, 의과대학생 임상실습 교류, 학술자료 교류, 협동연구 및 의학 워크샵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가톨릭 네크워크와 연계하는 등, 선진국의 수준 높은 의료지식과 기술습득을 위해 외국의 우수병원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손호상 학장은 “앞으로 의료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AI가 대신하게 되겠지만 AI를 움직이는 것 또한 사람이 할 일이며, 그보다 더 우선적으로 의사와 환자간의 믿음을 바탕으로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의사가 필요하다”며 “임기 내에 미래의 좋은 의사상을 재정립하고, 앞으로 또 1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교육과정을 설정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 홍성철 기자 newswaydg@naver.com
뉴스웨이 강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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