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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19-04-16 13:53

수정 :
2019-04-16 14:27

[아시아나 매각]“검토하고 있지 않다” 말하지만 시장은 SK 참여로 가닥

현금 동원력 우수…인수 후 정상화 능력도 뛰어나
아시아나항공 치솟는 부채비율 SK 자금 능력 주목
‘오너 이슈’ 겪은 항공산업 선례…최 회장 행보 긍정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의결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향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복수의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해석이 분분하지만 자금력과 최근 행보에 비춰 SK그룹의 ‘실탄’이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최 회장은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그룹을 통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은 인수 후보 1순위로 SK그룹을 손꼽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당장 SK그룹 현금 능력과 추후 항공 산업의 ‘캐시카우(현금창출)’ 특성을 고려해 물밑에서 검토가 이뤄지는 게 당연하다는 시각이 흘러나오고 있다.

◇SK그룹 현금 여력 후보군 대비 최상…정상화 ‘버틸 힘’ 가장 우수 = SK그룹을 유력 후보로 지목하는 이유는 다른 곳과 비교해 당장 곳간에 쌓인 현금과 이를 통한 인수 후 정상화 기간까지 자금 여력이다. SK그룹 지주사인 (주)SK의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조7830억원에 이른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통상 인수합병(M&A)에 사용되는 직접적인 자금으로 해당 기업의 자금줄 척도로 평가된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을 포함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을 더한 유동자산도 37조1283억원으로 추산돼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으로 신속한 현금 창출 능력을 의미한다. 여기에 이익잉여금도 12조2173억원으로 전년 9조8376억원보다 3조원 이상 곳간을 늘렸다.

위험성을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부채비율도 134.75%로 낮다. 통상 부채비율이 150% 이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자본 건전성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되는 점에 비춰 SK그룹의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이는 SK그룹과 함께 일각에서 인수 후보로 꼽는 한화그룹과 확연히 대비되는 실적이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주)한화의 지난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9445억원이다. SK그룹보다 4조원 가까이 부족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유동자산은 13조7205억원이며 이익잉여금은 3조660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900.11%에 이른다.

전부 SK그룹과 비교해 자금력과 재무 건전성에서 뒤쳐지는 수치다. 다만 한화그룹 내 금융사인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이 있어 부채율이 높지만 그렇다고 SK그룹과 비교해 더 낮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부채 3조원·부채비율 919%…자금력·신용등급 필수 = 이런 정황을 근거로 보면 시장에서 평가하는 1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대까지 이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에 SK그룹이 가장 근접해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통매각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며 “결론적으로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주 인수를 통한 아시아나항공에 신규 자금 유입이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에 추후 M&A 과열에 따른 프리미엄까지 따진 후 나온 계산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떠안고 있는 3조원 부채에다가 지난해 1959억원의 순손실 기조까지 더하면 639%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낮추기까진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 여력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 부채비율은 올 1분기 기준 919%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별도기준 차입금 3조5000억원에 이자비용 1490억원”이라며 “다만 신용등급과 금리가 대한항공 수준으로 개선되면 금리가 1% 포인트 낮아져 이자는 330억원이 절감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SK그룹 신용도는 AA+인 반면 한화그룹 신용도는 A+ 수준이다.

◇‘오너 이슈’ 사례 겪은 산업…‘대외 이미지’ 연결 목소리도 = 일각에서는 사업 특성을 두고 SK그룹을 분석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독점’이라는 항공 산업 특수성과 최근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행보에서 보듯 정부와 호흡도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전부터 항공 산업에 관심을 보인 한화그룹과 비교해 SK그룹을 향한 항공 산업 이해도는 이미 지난해 제주항공 대표를 지닌 최규남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총괄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

여기에 최근 ‘오너 이슈’가 불거진 항공 산업 특성상 최근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회적 가치’를 우선 가치로 내건 최태원 회장의 대외 이미지가 긍정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정부 주도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선두 주자로 나서며 ‘대정부 관계’도 재계 어느 그룹보다 막역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M&A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단순 자금력에 자체 평가라고 볼 수 있는 정성평가를 따졌을 때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면서 “항공 산업 특성상 정상화 이후 그룹 캐시카우로 발돋움 가능하다는 성격을 보면 최소한 SK그룹이 내부적으로 면밀한 검토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 제일 먼저 M&A 시장에서 뒷말이 나왔던 곳이 SK그룹”이라며 “인수전에 뛰어든 후 실제 성사되느냐 여부 이전에 가장 어울리는 후보군으로 꼽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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