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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현 기자
등록 :
2019-04-10 10:27

[기자수첩]연금사회주의가 아니라 연금자본주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를 문제 삼았다.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문재인 정부가 ‘연금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주장과 달리 주요 선진국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투자가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은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 연임을 막은 것을 문제 삼았고, 이와 같은 정부의 정책기조 때문에 조 회장의 병세 악화를 낳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이는 마치 정부가 기업을 빼앗고 오너를 죽였다는 식의 논리로 해석된다.

특히,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연금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권의 첫 피해자가 오늘 영면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보장하라고 맡긴 국민연금을 기업을 빼앗는 데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을 억압하는 각종 갑질은 이제 그만하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오래전부터 스튜어드십 코드를 놓고 연금사회주의라고 비판하는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방식이 더 자본주의적이라고 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금융자본주의가 발달한 영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고, 미국의 기관투자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기금을 보유한 일본도 도입해 주주권을 적극행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캐나다 국민연금, 스웨덴 공적연금,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등이 활용하고 있다. 연기금은 가입자들에게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에 어떻게 ‘사회주의’라는 꼬리표를 붙일 수 있을까. 오히려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연금사회주의로 몰아세우는 것은 과도하다”며 “연금사회주의가 아니라 연금자본주의로 불러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당은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현 정부의 국민연금이 반대해 결정된 것이라고 봤지만, 사실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에도 연임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연임 반대는 해외투자자들과 소액 주주들의 반대 의사가 더해져 결정됐다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당의 이 같은 연금사회주의 공세는 고인의 죽음과 주주들의 결정을 모두 모욕하는 행위다. 오히려 국민연금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는 행위가 ‘반자본주의’로 해석될 수 있음을 조심해야 한다.

임대현 기자 x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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