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영 기자
등록 :
2019-04-02 17:56

말로만 경증치매 보장…금감원, 치매보험 불완전판매 점검

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업계를 중심으로 과열 경쟁 논란이 일고 있는 경증치매 보장 치매보험의 불완전판매 실태를 점검한다.

특히 상품 가입 당시 설명과 달리 경증치매 진단 시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부가적인 조건을 요구해 사실상 보장을 회피하는 행태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기 위해 보험약관에 대한 감리를 진행 중이다.

강한구 금융감독원 보험감리국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사에서 개최된 ‘2019년 보험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치매보험 판매 관련 검사 계획에 대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치매보험 판매 경쟁이 붙어 70만~80건의 신규 계약이 유입됐다”며 “가입 권유 단계에서 충분한 설명을 했는지 등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점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손보사를 중심으로 경증치매를 보장하는 치매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판매 경쟁이 과열돼 경증치매임에도 최대 3000만원의 고액을 보장하는 상품이 나왔다.

현재 대형 손보사의 치매보험 상품별 경증치매 최대 보장금액은 ▲메리츠화재 ‘메리츠 간편한 치매간병보험’·KB손보 ‘KB 더(The) 간편한 치매간병보험’(2000만원) ▲삼성화재 ‘유병장수 100세 플러스’(1200만원) ▲현대해상 ‘간단하고 편리한 치매보험’(1000만원) ▲DB손보 ‘착하고 간편한 간병치매보험’(500만원) 순으로 높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상품 출시 이후 1주간 최대 3000만원을 보장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까지 최대 2000만원, 삼성화재는 지난달 한 달간 최대 1500만원을 제시했다.

강 국장은 “과거의 치매보험은 중증치매만 보장했는데 지난해 국회에서 왜 중증치매만 보장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경증치매 보장 상품이 많이 출시됐다”며 “손보사를 중심으로 경증치매인데도 2000만~30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품 가입을 권유할 때는 임상치매척도(CDR)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해놓고 실제 보험금을 청구하면 CT, MRI 등 부가적인 요건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경증치매의 경우 CT나 MRI 상에서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워 사실상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경증치매를 보장하는 치매보험 보험약관에 대한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강 국장은 “상품을 판매할 때 약관상 보험금 지급 조건에 CDR이 일정 수치 이상이면 보험금을 지급키로 하고 안내자료도 이를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CT, MRI 등 치매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부가적인 요건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보험사는 치매 관련 분류 코드에 해당하는지 보거나 일정 기간 약재를 복용해야 치매를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의학 전문가의 소견과 보험사의 보험요율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올해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약관 조항에 문제가 없는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강 국장은 “의학 전문가에게 치매 관련 보험금 지급 요건에 CDR 외에 MRI, CT 등이 전제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문을 받아 판단할 생각”이라며 “보험사가 보험요율을 산정할 때 CDR을 반영해 위험률을 계산한 건지, CT나 MRI도 위험률 계산에 반영한 건 지 등을 요율 적정성 측면에서 자세히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증치매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와 보험사의 온도차가 크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기 때문에 상반기 중 결론이 나올 수 있게 할 생각이다”라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한 조항이 있다면 전문가, 보험업계와 협의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성기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장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없는지 각 보험사에게 자체 점검을 요구한 상태”라며 “자체 점검 내용이나 결과가 부족하다면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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