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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19-03-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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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저격수’ 김상조의 변화…“나는 재벌 좋아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기조강연.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세르비아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나는 재벌을 좋아한다(I like ‘chaebol’)”고 말했다. 그간 재벌개혁을 이끌면서 각을 세워왔던 모습과 다른 발언으로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벌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과거·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3회 국제경쟁정책 워크숍’에 김 위원장이 기조강연으로 나섰다. 이를 두고 지난 11일 기조강연 자료 내용이 미리 공개되면서 ‘해외에서 국내 재벌을 비판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것인지 재벌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내비췄다.

그는 정부 주도 정책과 수출 중심 정책 조합으로 ‘한국의 기적’을 달성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한정된 자원을 성공적인 기업에 투자했고, 이 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참여해 성공했지만 같은 시기에 국내 시장에서는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며 “이 시기에 삼성·현대자동차·LG와 같은 ‘재벌’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벌은 독점적 지위에 따라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막강한 경제 권력은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치, 종교, 언론, 이데올로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실제 적은 지분을 소유한 재벌이 많은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는 오너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5% 내외에 불과하다”며 “오너라 불리지만 실상은 소수주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순환출자 등을 이용해 기업집단 전체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다른 기업·주주의 이익을 저해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정위 설립 초기에는 조직 규모도 작고 경험도 충분치 않아 법집행보다는 경쟁 주창 기능에 중점을 뒀다”며 “하지만 경쟁정책 필요성이 높아진 후 활동 방향은 경쟁법 집행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후 점차 경제분석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규제 등으로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법과 상법 등 다양한 법제 간 조율 시스템이 작동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과거 한국은 경쟁 당국이 경쟁법 집행뿐 아니라 재벌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임무를 맡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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