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신년회견]각본 없는 89분, 24명 기자가 물었다

“정책 기조 변화없는 이유, 그 자신감 뭐냐?”
김태우·신재민 관련 대통령 평가 듣고 싶다
경제 분야 당적·생각 달라도 등용 생각없냐?
언론인 영입, 권력 비판 기능 훼손 가능성↑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사진=청와대 제공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시간이나 질의응답 부분에서 신기록을 기록했다. 총 89분의 각본 없는 회견이 진행됐고, 24명의 기자가 질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경제민생, 정치사회 등 3개 분야의 질의를 진지하게 또는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파격을 보여줬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의 질문과 대통령의 답변이었다. 김 기자는 인터넷 실검에 오르기도 했다. 김 기자는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희망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이와 관련해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강조를 하고 계셨다.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현 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고 물었다. 특히 그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라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었고, 그에 대해서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문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다른 인사를 등용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매일경제신문 박용범 기자는 “대통령께서 포용적 성장을 굉장히 강조하고 계시고 포용국가를 말씀하시고 있는데, 최근에 어떤 인사를 하신 것이나 아니면 앞으로 곧 있을 개각 관련해서 대통령님과 생각을 좀, 경제 분야 관련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조금 당적이 다르더라도 아니면 민간에서 좀 더 솔직한 얘기를 고언할 수 있는 이런 분들을 등용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문 대통령은 “제가 질문 뜻을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있으면 그 경제를 담당하는 부처의 장관님은 그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을 해야 되는 것이다. 만약에 정부의 경제정책 가운데 수정·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의견을 펼쳐서 그 점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정우상 조선일보 기자는 “김태우 수사관이나 신재민 사무관의 발언 내용을 보면 물론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발언 내용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자신들이 생각했던 정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어떤 그런 문제의식에서 지금 어떤 폭로나 회견들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대통령님이 야당 정치인이었다면 아마 가장 먼저 그 분들에게 달려가서 그 분들이 국가 권력으로부터 어떤 잘못된, 외압을 받는다거나 인권이 침해됐을 경우에 대비해서 아마 변호인을 구성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두 사람에 대해서 정부가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의도가 불순하다거나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두 사람의 최근의 행동들에 대해서 대통령님의 평가를 듣고 싶다”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김태우 행정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지금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부단히 단속해야 되는 것인데, 지금 김태우 행정관은 김태우 행정관이 한 감찰행위, 그것이 그 직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냐라고 하는 것이 지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그 부분은 지금 이미 수사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려지리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영빈관 꽉 채운 기자들. 사진=청와대 제공.

신재민 전 사무관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은 “신재민 전 사무관은 저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주 적절하게 그 분에 대해서 잘 해명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그런 젊은 실무자들의 소신, 이런 것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서 들어 주고 하는 공직문화 속의 어떤 소통, 이런 것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신재민 사무관의 문제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신재민 사무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어쨌든 아주 무사해서 다행스럽다. 신재민 사무관이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언론사 기자 출신의 청와대 영입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박지환 CBS 기자는 “최근에 보면 청와대 인사,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인사가 있었는데, 현직 기자가 사표를 수리가 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심지어 이틀도 안 돼서 어떤 권력을 건전하게 비판을 해야 되는 현직 기자 입장에서 권력의 중심에 들어왔다는 비판도 사실 있다”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현직언론인이 청와대 바로 오는 것 괜찮냐,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론 가운데 그야말로 아주 공정한 언론인으로 사명을 다 해온 분들은 하나의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다. 그래서 권력에 야합하는 분들이 아니라, 역시 공공성을 살려야 할 청와대에서 공공성을 구현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민주 기자 you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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