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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후배 한명에게라도 롤모델 되고 싶다”

“고향 후배 한명에게라도 롤모델 되고 싶다”

등록 2019.01.09 17:08

최광호

  기자

정선 사북 출신 이진태 박사 해외취업 안내서 펴내사북중·고 부지 기부한 이세백 氏 손자

▲정선군 사북 출신의 미국 워싱턴 주정부 환경부 엔지니어 이진태(44) 박사 사진.▲정선군 사북 출신의 미국 워싱턴 주정부 환경부 엔지니어 이진태(44) 박사 사진.

강원도 정선군 사북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 주정부 환경부 엔지니어인 이진태(44) 박사는 워싱턴주에 있는 1200여개 댐의 안전을 점검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최근 ‘나는 미국에서 엔지니어로 1억 더 번다’라는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안내서를 펴냈다.

이진태 박사는 사북에서 초등학교·중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원주로 이사했다.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다 됐지만 이 박사는 여전히 애향심을 품고 있었다. “제가 자랄 때는 탄광촌이어서 환경은 굉장히 열악했죠. 어렸을 적 친구들과 사생대회에 나가 도랑을 온통 까맣게 칠했던 것도 기억나요. 그래도 제 동심과 닿아있는 고향이니까 그립지요. 지금도 친척 분들이 꽤 살고 계시고요.”

특히 이진태 박사는 사북 사음회 창립멤버이자 사북중·고 부지 기부자인 이세백 어른의 손자이기도 하다. “저희 선조들이 사북 개척 1세대라고 전해 들었어요. 그래서 땅이 꽤 많았는데 탄광이 개발되고 학교가 필요해지자 저희 할아버지(이세백 씨)가 사북중·고등학교 부지를 선뜻 기부하셨다고 해요. 손자로서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는 원주 대성고를 졸업하고 중앙대에 진학, 석사과정까지 마치고는 한국의 설계회사에 취직해 5년간 근무하고 돌연 유학길에 올랐다.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더 넓은 세상’으로의 도전을 위해 2004년 시애틀로 왔다. 워싱턴대학(UW) 근처에 머물며 1년여의 준비 끝에 명문인 퍼듀대 박사과정에 합격했고 이 대학 토목공학과 역사상 전무후무한 3년 반 만의 박사학위 취득 기록을 세웠다.

그는 박사학위 취득 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설계회사 HNTB에 취업했고 5년 후 미국 공무원에 다시 도전해 워싱턴주 공무원에 합격, 2015년부터는 시애틀로 돌아왔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세인트마틴대학에서 4년째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또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해외취업 관련 강의도 논의 중이라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고향 후배들에게도 넓은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이진태 박사. 그가 바쁜 국내일정에 정선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고향 후배들에 대한 애틋함 때문이었다. “미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대도시 명문학교 출신들이 선후배간에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발전해가는 것을 보며 많이 부러웠어요. 특히 저희 세대에는 삭막한 탄광촌이다보니 나쁜 길로 들어선 친구들도 많았거든요. 제가 아주 큰 성공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향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단 한 명이라도요.”

뉴스웨이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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