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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C 매각 주관사에 또 외국계···준비부족에 매번 기회 놓쳐

[소외받는 토종 초대형IB]NXC 매각 주관사에 또 외국계···준비부족에 매번 기회 놓쳐

등록 2019.01.03 16:55

수정 2019.01.04 16:52

이지숙

  기자

작년 모멘티브·ADT캡스·오렌지라이프 이어 NXC까지 외국계IB 독식일천한 경험·글로벌 네트워크 부족에 대형 M&A 시장선 설자리 좁아

NXC 매각 주관사에 또 외국계···준비부족에 매번 기회 놓쳐 기사의 사진

10조원에 달하는 대형딜 등장에 금융투자업계의 눈길도 넥슨으로 모이고 있다.

이날 한국경제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대표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인 98.64%를 매물로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의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이다.

매각주관사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다음달 예비입찰을 실시할 전망이다.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의 시가총액은 2일 종가기준 1조2626억엔(약 13조원)으로 NXC가 보유한 지분 47.98% 가치만 6조원 이상이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 지분가치 및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매각대금은 10조원 수순으로 예상된다.

매각대금이 10조원을 넘긴다면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9조272억원)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7조2000억원)를 뛰어넘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IB를 준비하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매각주관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IB 조직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 M&A딜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국내 굵직한 M&A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독식했다.

인수금액이 3조4789억원에 달하며 작년 가장 큰 규모였던 KCC컨소시엄의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 인수는 UBS와 골드만삭스가 자문을 맡았다.

SK텔레콤과 맥쿼리 컨소시엄의 ADT캡스 인수 자문사 명단에도 JP모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IB들이 이름을 올렸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오렌지라이프 인수자문사로도 참여했다.

한편 이 같은 대형 M&A의 국내 IB 소외현상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넥슨과 같이 덩치가 큰 물건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국계 IB와 달리 국내 증권사 IB들은 해외 기업·기관 네트워크가 약하고 트랙레코드가 적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한 대형 증권사 IB 관계자는 “M&A 매각 주관사 선정이라는 것은 경쟁 입찰이 아닌 사안으로 굉장히 비밀스럽게 이뤄진다”며 “매각자 측에서는 잘 팔아줄 사람을 골라야 하는데 규모가 클수록 자금조달이 중요해져 해외 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외국계 IB를 선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홍콩 등 아시아쪽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경쟁력 강화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계 IB의 경우 전세계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가 탄탄해 자금조달, 가격선정에 있어 경쟁력이 있다”며 “반면 국내 증권사 IB의 경우 국내 기관투자들과의 네트워크는 탄탄하지만 여전히 해외 기관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는 외국계 IB와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다 보니 M&A딜을 외국계 IB가 독식하는 시장 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지 10년정도 밖에 안된만큼 관련 업무에 있어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몇 년안에 국내 IB들이 M&A 자문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또 다른 증권사 IB 관계자는 “현재 대형사 3~4군데만이 자문조직을 유지하고 있는데 몇 년 안에 없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국내 IB들에겐 기업이 수익이 나지 않는 서비스만 맡기고 정작 수익이 발생하는 딜은 외국계 IB에 맡기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IB에는 자료조사 등 내부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맡기며 정작 딜은 외국계 IB에 주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데 투자를 하고 있을 순 없는 만큼 조만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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