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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우려’ 임기 만료 은행권 임원의 불안한 가을

‘칼바람 우려’ 임기 만료 은행권 임원의 불안한 가을

등록 2018.11.07 17:02

수정 2018.11.07 17:38

정백현

  기자

7개 금융회사 임원 82명 연말 임기 끝하나금융, 김정태 파격 인사 여부 관건신한금융, CEO 사법처리 문제가 변수우리은행, 지주회사 전환 후 인사 주목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빅3(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와 금융지주 재출범을 앞둔 우리은행에서 일하는 고위 임원 중 82명의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연말 인사철을 앞둔 가운데 이들의 행보를 두고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뉴스웨이>가 올해 상반기 말에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3개 금융지주회사와 4개 은행 등 총 7개 금융회사의 임원 재직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82명에 달하는 임원들의 임기가 올해 12월 말 또는 12월 초순에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의 임원 임기 만료일은 올해 마지막날이며 우리은행은 12월 8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임기는 많이 남아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올해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사실상의 장기 집권 체제에 들어갔고 지난해 임기를 시작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이광구 전 은행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말 취임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내년 초 재출범할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직을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등의 문제를 감안할 때 1년 정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한 후 내부적으로 분리 선임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장 중에서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하나금융지주 경영지원부문 부회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로 나와 있고 은행장 임기도 내년 3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무난한 연임이 확실해 보인다.

‘칼바람 우려’ 임기 만료 은행권 임원의 불안한 가을 기사의 사진

문제는 CEO를 보필하는 주요 실무 임원들의 거취다. 임원들의 임기는 각 그룹마다 정해놓은 내규에 따라 다르다. 매년 재신임을 묻는 곳도 있고 2년간 임기를 준 뒤 1년마다 재신임을 묻는 곳도 있다.

보통 임원들의 인사 결과는 크게 세 가지 사례로 나뉜다. 가장 좋은 것은 현재의 조직과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다른 계열사의 CEO 등 고위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다. 그마저도 아니라면 쓸쓸하게 짐을 챙겨서 퇴임하는 경우 밖에 없다.

각 금융그룹별로 임기 만료 임박자를 자세히 보면 하나금융그룹의 임기 만료 임박 임원 숫자가 가장 많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하나금융지주 9명, KEB하나은행 21명 등 총 30명의 임원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에서는 리스크 담당 부행장이자 임기 만료를 1년 이상 앞둔 황효상 부행장을 뺀 부행장과 전무급 임원 전원이 재신임 대상이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온 한준성 부사장이나 그룹의 입 역할을 해온 안영근 전무 등이 눈에 띄는 이름들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김정태 회장이 3연임에 접어든 첫 해의 연말 인사인 만큼 성과주의에 입각한 혁신적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일부 계열사 CEO의 파격적 교체도 예측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그룹에서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모두 12명씩 임기 만료 임박자들이 재신임을 기다리고 있다. KB금융지주에서 각각 IT 총괄 부사장과 자본시장부문장 겸 부사장을 맡고 있는 김기헌 KB데이타시스템 사장과 윤경은 KB증권 사장의 재신임 여부가 가장 큰 이슈다.

그룹의 IT 업무를 총괄해 온 김기헌 사장은 윤종규 회장이 디지털 혁신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는 만큼 혁신 추진 과정에서 무리하게 수장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 시절부터 CEO를 맡아온 윤경은 사장 역시 좋은 실적을 낸 바 있어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에서는 각 그룹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무급 임원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오는 21일이면 윤종규 회장과 허인 은행장이 각각 연임과 취임 1주년을 맞는 만큼 적지 않은 폭의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 은행권 안팎의 일관된 추측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주요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조용병 회장과 임기를 함께 시작한 이들의 초임 임기는 2년으로 한정돼 있기에 내년까지가 이들에게 주어진 첫 임기다.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안팎에서 가장 우려했던 조직적 불협화음 문제도 없었기에 CEO들에게는 1년의 재신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무 임원들 역시 조직의 안정화 등을 감안한다면 대부분 재신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 많다.

문제는 사법처리 선상에 놓인 CEO들의 거취다.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 연루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오는 19일부터 재판을 받게 된다. 여기에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6일 ‘남산 3억원 상납 의혹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위성호 은행장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지주사 출범을 눈앞에 둔 우리은행은 10명의 부행장과 3명의 상무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이들이 우리은행의 울타리를 떠날 가능성은 꽤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고 내부 조직을 어떻게 개편·확대하느냐에 따라 지주회사로 이동하는 임원과 은행에 남는 임원이 구별되고 빈 자리에 어떤 임원들을 배치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기 만료 임박 임원들의 숫자는 많지만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고 조직 안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만큼 예상 외로 인사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모든 인사는 CEO의 의중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명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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