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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 發 ‘확률형 아이템’ 논란···정부 규제 초읽기

리니지M 發 ‘확률형 아이템’ 논란···정부 규제 초읽기

등록 2018.10.04 15:37

정재훈

  기자

게임 즐길수록 유료아이템 지출 늘어나국회, ‘현질’ 유도 행태로 규정 법적규제 압박손혜원 의원, 김택진 엔씨 대표 국감 증인 요청업계 “획일적 규제 안돼”···게임산업 위축 우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제공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직장인 최모씨(33·남)는 최근 1년여 동안 즐겨하던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접었다. 게임에 빠져들수록 유료아이템 지출이 급격히 늘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어림잡아 계산해보니 게임에 들어간 돈이 3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며 “그나마 게임 계정을 150만원에 통째로 팔아 절반 정도는 회수했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니지M을 하는 주변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 가운데 1000만원 이상 돈을 쓴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리니지M은 30대 이상 이용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이들 대부분은 중고생 또는 대학생 시절에 PC온라인게임 ‘리니지’를 해봤던 경험이 있다. 최씨 역시 중고생 때 리니지에 심취했었다. 더 이상 학생 신분이 아닌 이들은 당시보다 훨씬 높은 경제력을 갖추고 리니지M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큰손’이 됐다. 최씨는 “학창시절 즐겨하던 게임이 모바일 버전(리니지M)으로 출시돼 반가운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당시보다 더욱더 ‘현질’을 유도하는 행태에 더 이상 게임을 할 수가 없다고 느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리니지M을 플레이하면서 많은 비용이 드는 이유는 ‘확률형 아이템’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같은 돈을 지불해도 일정한 확률에 따라 전혀 다른 등급의 아이템을 얻게 된다. 문제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로또 1등 당첨확률보다 낮다는 점이다.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지속적으로 사행성 논란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국회 등 정치권도 더 이상 이 문제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최종 의결했다. 문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김 대표를 증인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 때부터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라며 지속적으로 규제 강화를 주장해왔다. 올해 국정감사 이후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게임의 등급과 사행성 등을 규제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도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이 더 커지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취임한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7일 기자간담회에서 “업계의 자율 규제 노력은 높이 사지만 이용자 보호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좀 더 엄격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라며 “확률 속임수로 이용자의 호주머니를 터는 행위에 대해 위원회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규제 강화 움직임을 두고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수익모델로 적용하는 정도의 차이 즉, 밸런스의 차이가 게임마다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성인인 각 주체들이 자유롭게 구매 결정을 하는 것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중국 등 외국 게임사들만 배를 불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리니지M에만 규제를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획일적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국내 게임산업계 전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은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취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그간 자율규제에 대한 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히 입장을 설명했고, 이는 넥슨, 넷마블을 비롯해 기타 수많은 게임사들의 입장이 모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엔씨는 업계 자율규제안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또한 사회적 부작용을 방지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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