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 기자
등록 :
2018-09-18 16:52

공급 늘리자는데…분양가 딜레마에 빠진 HUG 이재광 사장

가을 분양 성수기…분양가 규제로 분양 예정 단지 줄줄이 연기
집값 안정 위한 분양가 규제, 공급 묶는 결과 ‘자승자박’ 지적

HUG 이재광 사장(왼쪽)과 본사 전경.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분양가 규제 딜레마에 빠졌다. 집값 안정 차원에서 시작된 분양가 규제로 올해 예정됐던 분양 단지들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역설적으로 시장 논리에 따른 집값 상승의 한축인 공급 물량을 묶어두는 꼴이 돼버려서다.

무엇보다 현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 그린벨트 해제 등 공급 물량 확대로 애를 먹고 있는 와중에 HUG 분양가 규제로 공급 물량이 막혀버리니 일각에선 자승자박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해 일정이 늦어지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한 ‘래미안리더스원’(1317가구)은 올봄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마감재 등 지연 문제를 끝내고도 분양가 협의를 마치지 못해 아직 분양 일정을 잡지 못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조합과 HUG의 분양가 협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 7월 분양 예정이었던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 재개발 단지 롯데캐슬 SKY-L65’(1435가구) 역시 분양가 협의가 끝나지 않아 분양 일정을 불가피하게 연기했다.롯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가 아직 협의중에 있어 분양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동대문구 용두5구역 재개발 사업인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823가구) 역시 다음달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마지막 관문인 분양가 협의가 남아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그랑자이’(3343가구), 서초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단지 ‘서초그랑자이’도 당초 분양 목표 시기인 오는 12월까지 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분양가를 협의 중인 상황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확정적이진 않지만 일단 12월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UG는 현재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사업장 인근(반경 1㎞ 이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의 110% 이하 ▲사업장 해당 지역(자치구)에서 입지ㆍ가구 수ㆍ브랜드 등이 유사한 최근 1년 이내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이하 등에 해당하는 사업지에 대해서만 분양 보증을 승인하고 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비교 기준이 되는 아파트 단지가 다소 주관적이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산정 방식이라는 HUG의 자의적 잣대라는 지적이 많았다. 일례로 역대 최고가로 분양 보증에 나섰던 나인원한남의 경우 분양가 산정 기준에서 사업자와 HUG측의 입장이 크게 달라 애를 먹다 결국 사업성을 위해 ‘공공임대 후 전환’을 한 예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편에선 고분양가 규제를 HUG가 맡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가 그것(분양가 규제)도 안하면 가격이 천정 부지로 올라 문제겠지만 기본적으로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따로 있는데 HUG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500명도 안되는 직원들이 일일히 처리하다보니 일정도 늦어지고, 정부도 눈치 보다가, 사업자 측엔 항의받으며 아무래도 자의적 잣대와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보미 기자 lbm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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