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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기자
등록 :
2018-09-06 09:23

수정 :
2018-09-06 09:29

[新지배구조-코오롱③]오너4세 이규호…승계작업 본격화

부친 강조한 미래먹거리 확보 주력
CVC·쉐어하우스서 경영능력 검증
그룹 지분없어 승계자금 마련 고심

이규호 코오롱 상무 겸 리베토 대표이사가 코오롱그룹의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선봉장에 섰다.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유일한 승계자로 꼽히지만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1984년생인 이규호 대표는 이웅열 회장의 자녀 1남2녀 중 유일한 아들이다. 코오롱 가문이 장남만 참여하고 딸과 사위, 처가와 친·인척은 경영에서 배제된다는 원칙으로 이규호 대표는 일찌감치 이웅열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과거 그룹 후계자돼 낙점되면 회사 안에서 여러 업무를 경험하며 사내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것과 달리 실전 경험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한국에서 병역을 마친 뒤 2012년 코오롱인터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구미 공장에서 현장 근무를 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코오롱글로벌로 적을 옮겼으나 다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로 복귀, 지난해 상무보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의 약점으로 꼽히는 ‘미래 먹거리’ 확보도 이 대표가 풀어야 하는 문제다. 미래 먹거리는 이 회장이 그간 꾸준히 강조해 온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표는 기업 주도 벤처캐피털(CVC)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CVC는 대기업이 투자주체가 되는 벤처캐피털(VC)의 일종이다. 중요한 것은 주로 모기업과 관련된 분야의 스타트업을 투자처로 삼는다는 점이다. 향후 인수합병(M&A)이나 기술이전 등을 통해 사업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재무적 투자자로 바닥을 다지는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청년 창업 육성과 스타트업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내 태스크포스팀(TFT)인 코오롱이노베이스 설립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CVC사업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후 자신의 전공인 호텔경영과 비슷한 영역으로 사업전략을 수정했다. 코오롱글로벌 자회사인 코오롱하우스비전이 쉐어하우스 브랜드인 ‘커먼타운’을 분할해 설립한 리베토다. 이 대표는 초대CEO를 맡았다. 이 회사는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 기준 코오롱글로벌이 전체지분의 60%를, 이 대표가 15%를 갖고 있다.

재계에선 코오롱그룹내 지분이 전무한 이 대표가 출자에 참여했다는 점, 이 대표가 계열사 CEO에 선임된 것이 처음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이 회장이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경영인 경영이 선호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 대표가 신사업에 성공한다면 후계자로서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또한 그간 지지부진했던 지분 승계도 단행될 가능성도 높다.
과거 이웅열 회장이 고등학생 때부터 회사 지분을 확보했던 것과 달리 이 대표의 그룹사 지분은 전무하다.
올 상반기 기준 이 회장의 지주회사 ㈜코오롱의 지분 47.38%이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등 주요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승계 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구조나 10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가 걸림돌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자승계를 철저히 지키는 상황에서 이웅열 회장에서 이규호 대표로 승계는 이미 정해졌다. 이 대표가 경영능력을 증명한다면 승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분 상속 과정에서 자금 마련 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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