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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약속도 소중하게···‘존중·배려’ 소탈한 리더십

[구본무 별세] 작은 약속도 소중하게···‘존중·배려’ 소탈한 리더십

등록 2018.05.20 14:38

한재희

  기자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 상대방 기다려‘자만을 경계하는 마음가짐’ 가질 것 당부지인 경조사 갈 경우 비서 없이 홀로 가기도

2002년 5월 구 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LG그룹 제공2002년 5월 구 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LG그룹 제공

20일 별세한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데 필요한 승부사 기질 뒤에 소탈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재계에서는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을 갖춘 대기업 총수로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항상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등 작은 약속이라도 소중히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만난 대학원생들과 “다음에 다시 한 번 자리를 만들겠다”며 식사 일정을 약속했는데 이후 2013년 5월 구 회장이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가게 되면서 일정이 겹치게 됐자 대학원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휴식 없이 곧바로 귀국했다.

당시 구 회장은 대학원생들에게 “신용을 쌓는 데는 평생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피곤했지만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어제 밤에 귀국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틈틈이 경영진에게도 ‘자만을 경계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당부하면서 리더로서의 배려와 소통을 강조해왔다.

해외 사업장을 찾을 때면 현지 임직원들에게 “제가 이곳에서 환영 받고, 또 LG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멀리 타국에서 고생하고 노력해준 덕분”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 같이 구 회장의 겸손한 품성과 더불어 전문경영인에 대한 권한 위임의 경영 방식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부분이다.

구 회장은 재벌 총수 같지 않게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를 보였다. 구 회장이 부장 시절 해외출장을 함께 간 기업인사가 나중에 귀국해서야 동행한 구 회장이 그룹 회장의 맏아들임을 알고 놀랐다는 사실이 전해질 정도였다.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 시에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토록 했고 주말에 지인 경조사에 갈 경우에는 비서 없이 홀로 가기도 했다. 수수한 옷차림을 보고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어울리는 회장으로 재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장 취임 초 그룹 임직원들을 시상하는 행사에 직원들과 똑같은 행사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인재 유치 행사에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참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의 요청에 흔쾌히 셀카 사진도 함께 찍으며 격의 없이 어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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