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등록 :
2018-04-23 16:52

수정 :
2018-04-23 16:53

법정관리 면한 한국GM··· 정상화까지 ‘첩첩산중’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법정관리 막아
산은·GM, ‘경영정상화’ 협상 속도낼 듯
출자전환·외투지역 선정 등 난제 산적해
내달 11일 공개 실사보고서도 불안 요소

한국지엠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하면서 향후 정상화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현정 기자)

한국GM노사가 데드라인을 두 차례나 넘기며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에 이어 또 다시 법정관리 위기에 처했던 한국GM은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 간 협상결과에 따라 정상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인천 부평공장에서 임단협 14차 교섭을 진행했다. 양측은 11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핵심 쟁점인 희망퇴직 후 군산공장에 남은 노동자 680명의 고용 문제와 복리후생비용 절감 등에 합의했다.

GM은 부평과 창원공장에 각각 내수 및 수출시장용 SUV 신차와 CUV 신차를 배정키로 결정했다. 부평공장의 경우 미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해 교섭 종료 이후 ‘부평2공장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며, 창원공장은 일시적 공장운영 계획 변경과 생산성 향상 목표 이행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군산공장 노동자들에 대해선 추가 희망퇴직을 받는 한편 일부 직원들을 부평 및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한다. 다만 희망퇴직 후 잔류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로 협의할 예정이다.

임금 및 단체협약문에서 직원 복리후생 관련 문구를 삭제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은 노조 측 주장을 수용해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단체협약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신 사무직 승진 미실시와 적치 미사용 고정연차 등에 대한 별도 제시안에 합의했다.

이처럼 한국지엠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사측이 예고한 법정관리 신청은 당분간 유보된다. 지난 16일 열린 노사 교섭에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임단협 합의가 이뤄지면 부도신청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지엠이 법정관리를 면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국지엠 노사합의가 이뤄진 만큼 GM과 산은은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협의를 재개한다.

먼저 정부와 산은은 기존에 발표한 3대원칙하에 최대한 신속하게 실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경영정상화 마련 등이다.

현재 산은과 GM 간 협상의 최대 장점은 본사차입금 27억달러에 대한 출자전환과 산은의 5000억원 자금지원 여부다.

산은은 GM이 출자전환하는 대신 차등감자를 통해 산업은행 지분율을 유지해야만 신규자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GM은 출자전환 대신 추가 대출을 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GM이 요구한 부평·창원공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역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한국지엠 실사보고서 또한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지난 주말 산은은 한국지엠에 대해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되면 오는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간보고서를 국내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보고서가 내달 초 이후에나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협상 과정에서 보고서의 실효성 논란 또는 핵심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GM과 산은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여지도 충분하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정상화까지 해소되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며 “산은과 GM 간 협상은 물론 정상화 과정에서 피해를 볼 협력 부품업체와 납품업체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심층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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