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스파이 사건’ 관련

영국,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스파이 사건’ 관련.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KBS뉴스 캡쳐

영국 정부가 ‘러시아 스파이’ 암살 사건과 관련해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 단일 사건 추방 규모로는 최근 30년 동안 가장 크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현지시간 14일 국가안보위원회 회의 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암살 시도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지었다. 러시아 측의 소명이 없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직 러시아 스파이 스크리팔은 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수감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난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딸과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영국 외무부는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발견된 데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13일 자정까지 답변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러시아는 해당 기일까지 반응하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영국인이나 거주민들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데 사용된 증거가 있는 러시아 자산도 동결했다. 위협을 줄 수 있는 러시아인 입국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정부 및 왕실 인사의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러시아와 예정된 모든 고위급 회담 중단 등도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러시아의 추가 도발이 있으면 다른 제재 조치가 검토될 계획이다.

러시아는 반발했다.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야코벤코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 TV를 통해 “오늘 영국 정부가 취한 모든 조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를 도발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영국 정부가 취한 조치가 솔즈베리 사건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간주한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조만간 자국 외무부가 관련 성명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