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2-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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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GM 꼼수에 대응하는 법

GM이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에 대한 지원 여부가 어떻게 결론 날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최근 배리 앵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을 만나 한국지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재정지원 등을 요청했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가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M은 현재 2대 주주인 산은에 회계장부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규 대출과 증자 등 지원만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산은은 한국GM의 적자가 지속되자 한국GM의 매출 원가와 본사 관리비 부담 규모 등 116개 자료를 요구했지만, GM 측은 6개만 제출하고 나머지는 “기밀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GM 본사가 경영이 부실한 한국지엠을 상대로 투자는 하지 않고 ‘이자 놀이’를 해왔다거나, 완성차 수출입 과정에서 한국지엠은 손해를 보고 본사나 해외 계열사는 이익이 나는 구조로 경영해왔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의혹이 풀리기도 전에 정부가 재정 지원이라는 GM의 지원 요청부터 받아들인 모양새다. 한국GM이 철수하면 대량 실업이 생길 수 있어 지원 요청을 마냥 외면하기도 힘든 상황은 맞다. 그러나 정부나 산업은행이 지원하더라도 한국지엠이 회생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16년 전 이미 2000억 원 넘게 출자한 정부가 적자가 쌓이고 있는 한국GM에 신규 대출이나 증자를 할 경우 밑 빠진 독에 혈세를 쏟아붓는 꼴이 될 수 있다. 한국GM의 부채는 공개된 것만 약 3조 원 규모로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자본잠식 상태다.

정부 지원으로 당장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추가 부실이 생긴다면 뒤늦게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정부는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한국지엠의 부실 원인과 GM의 책임부터 꼭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업계에선 GM이 한국에서 철수하기보다는, 미국차 한국 수출을 확대하려는 속셈에서 철수설을 흘리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가 GM의 꽃놀이패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현명한 협상을 하길 바란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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