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중요성’ 외친 文대통령… 복지부도 ‘귀’막다

시장 안팎에선 ‘최저임금 인상’ 편법·꼼수 ‘즐비’
처우개선비를 합산? 요양보호사 울린 복지부
여론 인지한 경제부처, 최저임금 중요성 재차 강조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진=청와대 및 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2018년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 때)

“최저임금 인상은 극심한 소득불평등과 저임금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정책입니다. 가계소득 증대와 내수확대를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는 길이기도 합니다.”(2018년 1월8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때)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첫달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언급한 발언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달부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부각한 데는 17년만에 역대 최대폭으로 인상된 최저임금이 올해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7530원으로 인상됐다. 나아가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따라서 17년만에 최대폭으로 인상된 이번 최저임금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의 일환인 셈이다.

다만 17년만에 최대폭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한 탓일까. 야권과 시장 내 일부 계층으로부터 질타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은)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그날 원내대책회의 때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장’을 주장하며 ‘성과급과 상여급, 출장급여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정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산입범위 확장이 없는 현행 제도에서는 기업 부담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정부의 현행 제도는 기본급과 고정수당만 포함됐다.

이러한 아우성을 문재인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그리고 이러한 아우성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 때 취재진의 질의로도 등장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염려들이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번 있던 일”이라며 “과거 전례도 그랬고, 외국 연구결과도 그렇고, 그것(부작용)이 일시적으로 일부 한계기업의 고용을 줄일 가능성은 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안이) 정착되면 오히려 경제가 살아난다는 게 대체로 경향”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취약계층 고용 보호와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담 대책이 마련됐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팎에선 최저임금 인상 관련 편법과 꼼수가 감지되고 있다. 재단적립금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학가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경비원과 청소노동자들을 계약직으로 교체하는 움직임을, 서울 강남가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해고 움직임을, 사용자측에서는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해 임금총액을 작년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움직임 등을 각각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건복지부조차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를 급여에 포함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을 구성하는 다수의 경제주체들이 최저임금에 따른 부담을 외면한 셈이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최저임금 인상의 중요성이 공염불로 그친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문재인정부 경제부처 장관들은 팔을 걷어붙였다. 최저임금 인상을 저해하는 움직임을 스스럼없이 질타한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새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월 157만원(시간당 7530원 최저임금 적용 최저월급)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평당 6000만원이 넘는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 100명을 해고했다. 가구당 4500원만 더 부담하면 되는 데 말이다. 이러면 공동체가 계속 갈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우승준 기자 dn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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