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조율’도 ‘콘티’도 없이 즉석 질의응답옅은 긴장감 속 15개 현안에 침착한 답변靑 관계자 “다이나믹한 느낌···뿌듯했다”
이날 영빈관에서는 회견에 앞서 장내에 가수 박효신의 ‘야생화’,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등의 음악이 잔잔하게 깔렸다. 사회를 맡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긴장들 풀라는 의미에서 감성적인 음악을 틀었다”며 분위기를 유연하게 유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미리 자리했고, 곧이어 문 대통령이 입장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질의응답에 들어가기 앞서 윤 수석은 “오늘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기자가 함께 자유롭게 묻고 자유롭게 답하는 토론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청와대와 기자단 간 질문 주제와 순서만 조율하고 질의내용과 답변 방식은 사전에 정해진 약속이 없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말해 ‘각본 없는’ 회견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대통령은 여러분이 어떤 질문을 할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한 뒤 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긴장되시죠?”라고 물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정치·경제 분야의 순서로 15개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나거나 민감한 질문은 없었지만 즉석 질문인 만큼 문 대통령도 중간중간 잠시 말이 끊기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엿보였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문 대통령의 대응은 크게 무리가 없었다는 평가다. 한반도 위기 속 한미 공조와 대북 정책, 현 정부의 인사 문제, 적폐청산 작업, 추가 증세 여부 등 현안들마다 침착한 자세로 입장을 전달하고 이해를 구했다.
오히려 긴장한 쪽은 청와대 실무진들이었다. 정해진 틀 없이 진행된 회견인 만큼 돌발적인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서다. 한 관계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며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 마치고 나니 다이나믹한 느낌도 있고 뿌듯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회견이 100%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질의응답 순서에서 당초 예정됐던 사회문화 분야가 시간 관계상 누락됐다. 또한 15번의 질문 기회가 각 분야 기자들에게 골고루 배분되지 못해 질의응답의 범위가 다소 좁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 수석은 “생중계라는 무언의 압박에 쫒기는 부분도 있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추다보니 사회문화 부분에 대한 명확한 공지를 하지 못했다”며 “오늘 나온 지적들은 잘 새겨 다음 기자회견에 꼭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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