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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6-12-06 23:04

[총수 청문회]해체기로에 놓인 ‘전경련’

국정조사 청문회서 전경련 향한 질타 이어져
이재용‧정몽구‧최태원‧구본무, 탈퇴 의사 표시
주요 기업 이탈 가능성에 ‘전경련 해체론’ 재조명
회원사간 반목에 재단 모금 의혹으로 위상 실추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청문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으로 얼룩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대기업 총수가 나란히 탈퇴 의사를 표시하면서 ‘전경련 해체론’에 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서는 전경련의 역할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정경유착의 빌미를 제공한 전경련이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장에 증인으로 나선 대기업 총수 9명에게 탈퇴의사를 거듭 물었다.

이날 오후 진행된 질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경련 해체를 종용하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제 입장에서 해체를 꺼낼 자격이 없다”면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전에도 하태경 의원이 “앞으로는 전경련에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라”는 요구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해 사실상 전경련 탈퇴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최태원 SK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전경련 탈퇴에 동의하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은 전경련을 탈퇴하겠냐는 물음에 “네”라고 답하며 “환골탈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이 재계 친목 단체로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개별 질문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가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특히 청문회장에 자리한 대기업 총수 9명은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사람은 손들어보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손들기를 꺼려하면서 전경련 해체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주요 대기업 총수가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전경련 해체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허창수 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전경련의 연간 운영 예산은 400억원 정도이며 이 중 삼성과 현대차, LG 등 5대 그룹이 내는 회비는 약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절반에 가까운 예산을 책임지는 기업들이 탈퇴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올해로 55주년을 맞은 전경련은 지난 1961년 ‘한국경제인협의회’로 출범한 이래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뒷받침하며 국내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해왔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이끌던 1977~1987년에는 전성기를 보내며 ‘재계의 본산’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김우중 전 회장이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맞물려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전경련의 위상이 꺾이기 시작했다. 회원사간 반목과 갈등이 이어졌고 회장직을 기피하는 문화도 확산됐다.

최근에는 회장단 회의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데다 ‘폐쇄적’이라는 이미지까지 심어주면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로 주도권을 넘겨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해 대기업으로부터 강제 모금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청문회에 참여한 허창수 회장은 해체를 검토하겠냐는 질문에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불미스런 일에 관여됐다는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경련 해체와 관련해서는 각 회원사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이라며 “각계 전문가에게도 전경련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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