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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열풍이 주는 교훈

‘포켓몬 고’ 열풍이 주는 교훈

등록 2016.07.14 14:15

한재희

  기자

핵심 AR, IP···새로움, 익숙함 시너지닌텐도, 포켓몬고 흥행으로 부활 신호탄국내에서는 AR, VR 게임 더딘편···“신기술·IP개발 투자해야”

포켓몬고 실행 화면 모습. 사진=임주희 기자포켓몬고 실행 화면 모습. 사진=임주희 기자

포켓몬고의 인기의 핵심은 AR(증강현실)과 IP(지적재산권)으로 요약 가능하다. 미국과 호주, 독일 등에 출시됐을 뿐인데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새로운 기술과 기존 콘텐츠의 시너지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포켓몬고 흥행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춤했던 닌텐도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14일 도쿄 증시에 따르면 포켓몬고를 출시한 닌텐도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등 출시국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종가 2만260엔(22만1100원)을 기록하며 주말 전과 비교해 24.5% 올랐으며 13일에는 2만1830엔(23만8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닌텐도의 주가는 2만4275엔(26만4900원)으로 전일 대비 11.2% 상승했으며 시가총액은 3조엔(약32조원)을 넘어섰다.

닌텐도는 콘솔게임으로 세계 게임시장을 주름잡다가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콘솔게임을 끝까지 고집하며 흐름에 편승하지 않았던 탓이 크다. 위기설에 휩싸였던 닌텐도는 올해 초 AR과 VR(가상 현실)게임을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닌텐도는 우려 속에서 보유하고 있는 IP를 기반으로 AR게임 포켓몬고를 출시했다. 포켓몬고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를 비추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포켓몬이 나타난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증강현실 기술을 더해 이용자가 현실에서 만화 속 주인공처럼 포켓몬을 포획하거나 성장시켜 다른 이용자와 대결할 수 있게 했다.

포켓몬고를 AR 게임으로 내놓은 데에는 헤드셋과 같은 비싼 장비가 없어도 이용가능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VR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VR 게임 연구 개발이 더딘 이유는 관련 기기 대중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켓몬고가 단시간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VR게임이 아닌 AR게임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AR게임의 강점은 가상과 현실의 접점에 있다는 점이다. 포켓몬고 역시 이 접점을 잘 이용하고 있다. 공간 특성에 따라 잡을 수 있는 포켓몬의 종류가 달라지며, 이용자가 가진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실제로’ 걸어야 한다. 일정 거리를 걸어야 알을 부화 시킬 수 있는데 포켓몬고 이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제자리걸음이나 집 안에서 걷는 것은 유효하지 않고 바깥 공간에서 실제로 걸어 다녀야 한다.

이와 더불어 IP(지적재산권)의 힘도 있다. 포켓몬고의 기반이 된 포켓몬스터는 닌텐도가 1996년 처음 출시한 게임으로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만화와 영화, 캐릭터 상품 등이 출시되며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1999년 말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방영되면서 알려졌다.

포켓몬고에 열광하고 있는 주요 세대가 2030이라는 점에서 당시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즐겨봤던 세대들이 성장해 포켓몬고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게임을 통해 어릴 적 시청한 만화 속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다는 점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앞서 AR기술을 앞세운 게임들이 크게 흥행하지 못하고 사라진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포켓몬고 열풍은 게임 IP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숭실대 교수)는 “포켓몬고의 인기요인은 온오프라인의 접점인 AR기술을 이용한 게임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는 한때 글로벌 게임 강국이라고 불릴 만큼 게임 산업이 성장했었지만 지금은 후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게임 산업 방향에 대해 VR게임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AR게임 콘텐츠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면서 “기술 접목과 함께 게임화 시대에 걸 맞는 진정한 IP를 개발해 콘텐츠를 확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포켓몬고 돌풍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대부분 VR게임 개발에도 더딘 모습을 보여 왔다. 아직 VR 기기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하기엔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게임업체들이 VR 게임개발에 나섰지만 AR게임 개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진흥단 측은 “콘텐츠진흥원에서 첨단융복합 사업의 일환으로 AR과 VR 사업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투자는 대부분 AR보다는 VR 쪽에 이루어졌는데 VR 시장이 더 크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내 상황을 보면 아직까지 (VR, AR게임)개발이 많지 않고 성공사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VR 게임 개발에만 치중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마저도 시장성이 확인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딘 편이었다. 게임사들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서도 비슷한 게임을 내놓거나 RPG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포켓몬고의 성공과 비교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포켓몬고 흥행은 국내 게임사들이게 자극제가 될 것”이라면서 “게임 강국으로 남아있으려면 지금과 같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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