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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기업’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고민

‘주인 없는 기업’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고민

등록 2015.11.21 10:13

정백현

  기자

오너 없어 기부 등 특이 경영 현안 처리에 눈치구조조정 압박 받는 중위권 기업들도 전전긍긍

재계 다수의 기업인들이 기부하고 있는 청년희망펀드에 대한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특정 오너가 경영권을 쥐고 있지 않은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들은 펀드 기부 형태와 금액 등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현재까지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약정한 기업은 15개에 이른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SK그룹과 LG그룹, 롯데그룹 등 재계 빅5는 일찌감치 기부 약정을 마쳤다. 더불어 효성과 두산, 신세계, LS, CJ 등 재계 10위권 밖의 기업도 공익신탁을 확정지었다.

현재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 10위 내 기업 중에서 청년희망펀드에 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기업은 현대중공업과 KT 뿐이다. 두 회사 모두 오너가 없다.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다. 그러나 정 이사장은 1988년 사장직을 그만 둔 이후 현재까지 경영 현안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과거 공기업이었던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회사 경영의 전권을 쥐고 있지만 주주들의 눈치를 보며 모든 경영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청년희망펀드 기부 약정 건에 대해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오너가 없는 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는 지난 10월 27일 전 임원이 매달 급여의 일정 부분을 떼어서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는 방안을 확정지었다. 전문경영인 마음대로 기부 액수를 결정할 수 없는 회사 구조이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재계 안팎에서는 현대중공업과 KT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기부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재계 10위권 밖 일부 중위권 기업들의 압박감도 상당하다. 청년들의 고용 절벽을 해결하자는 취지에는 적극 동감하지만 선뜻 기부를 결정할 정도로 회사의 사정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기업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인한 루머에 시달리고 있고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도 받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부를 무시하자니 정부 안팎에서 들어올 눈치가 상당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모 기업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명의가 아니라 오너 개인에게 기부를 받겠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펀드 제정의 취지를 알고 있다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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