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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 밟는 삼성 사업구조 재편, 어디까지 갈까

가속 페달 밟는 삼성 사업구조 재편, 어디까지 갈까

등록 2015.09.16 15:35

수정 2015.09.16 15:37

정백현

  기자

삼성重-삼성ENG 합병 재추진···양 쪽 모두 성공에 자신감안정된 지배력 기반서 사업 효율성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계열사 추가 합병·사업구조 맞교환 시나리오에 관심 증폭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다시 본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빠른 시일 내에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재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다음날인 16일 아침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시장 여건에 따라 합병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합병을 반대하던 주주들의 대대적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양사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재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양사의 CEO들은 합병설과 관련해 “계획이 없다”는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합병 재추진 의사가 양사의 CEO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됨에 따라 추가적인 사업구조 재편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이 사업구조 재편에 다시 가속 페달을 밟는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지배구조 정리의 핵심이던 통합 삼성물산 출범 작업이 끝났고 향후 사업구조 재편에도 큰 장애물이 없다고 판단되는 만큼 지금이 남은 재편 작업을 실행할 적기로 꼽았다는 점이 첫 배경이다.

삼성물산 합병 작업에서 걸림돌이 됐던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공세였고 엘리엇과의 법정 공방이 끝난 뒤에는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가 변수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물산 측이 주식매수청구권이 한도를 넘어서더라도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합병 후 발생하게 될 경영 시너지 효과를 생각한다면 한도를 넘어서는 거액의 주식매수청구권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문제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비슷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논리가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부분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는 비주력 사업의 정리와 중첩 사업의 단일화로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이번 합병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배구조에서 조금 거리가 먼 회사들이다. 지배구조 개편의 측면에서 바라볼 회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중첩된 사업 분야의 일원화를 통해 효율성을 키우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실적의 대약진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의 제조 능력이 필요하고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이 갖추고 있는 설계·생산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조선·플랜트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점을 삼성이 노리고 있는 셈이다.

재계는 향후에 벌어질 삼성의 내부 구조 재편 시나리오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숱하게 거론돼 온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이나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병, 삼성전자의 분할과 그 이후에 벌어질 통합 삼성물산과의 합병 등이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삼성SDS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미 증권가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삼성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각 계열사별로 진행될 추가적 사업구조 재편도 관심거리다. 이미 삼성SDI가 삼성정밀화학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받아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 대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기는 저수익 사업 부문의 분사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해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현재의 체제를 뛰어넘어 생존과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사히 마무리된다면 나머지 재편 작업도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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