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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등록 :
2014-04-22 12:00

수정 :
2014-04-22 15:34

[기자수첩]코스닥이 ‘도떼기 시장’인가?

증시전문가들은 언제나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투자’를 강조한다. 실적과 분명한 전망에 따라 투자를 해야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얼마 전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합리’는 주식시장의 가장 기본 법칙을 거스르는 듯 한 모습이다.

‘규제합리화’라는 방안 아래 ‘자본잠식 기업의 상장’이라는 정책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위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한해서만 자본잠식 기업도 상장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기존의 기술평가 상장특례의 범위를 넓히자는 의미다.

지난 2005년부터 코스닥시장에서는 정보기술·바이오 등 업종에 한해 자기자본요건 기준을 15억원으로 낮추는 기술평가 상장특례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 5%와 매출액 50억원 이상 조건도 면제된다.

하지만 이번 정부 방침이 오히려 코스닥시장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간 상장특례의 통해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제자리걸음만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5년 제1호 기술평가 상장특례 기업인 바이로메드는 7년간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해가 돼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2006년에 상장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상장 이후 단 한해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기술평가에 대한 신뢰도까지 꼬집으며 자본잠식기업에게 상장특례를 주는 것이 시장 전체의 건전성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6일 개최된 건전증시포럼에서도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김우찬 고려대 교수 역시 “자본잠식기업까지 상장을 시키면 시장 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 있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물론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주식시장과 약화된 자본시장의 기능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를 바로잡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주식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는 규제 완화는 오히려 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물건을 판매하는 도떼기 시장은 코스닥시장이 나아갈 방향이 아니다.

박지은 기자 pj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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