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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앞두고 인력 조정 논란

[단독]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앞두고 인력 조정 논란

등록 2014.04.22 07:00

윤경현

  기자

동부제철, 포스코 부담 덜기 위한 작업 일환 임직원들 당진공장 전환 배치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사진=동부제철 제공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사진=동부제철 제공



동부그룹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제철 측이 인천공장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동부제철이 인천공장 소속 일부 임원들과 사무직 직원들을 당진공장으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 전환 배치 장소인 당진공장은 2009년 완공된 전기로 제철공장으로 동부제철의 알짜 사업장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부제철이 인천공장 유력 인수 기업인 포스코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을 당진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불어 인수 이후에 단행될 수 있는 대대적 구조조정 바람을 미리 피하기 위해 일할 능력이 충분한 인력을 알짜 사업장인 당진공장으로 배치해 동부제철 만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으로도 보인다.

포스코는 4월 초부터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그러나 인천공장의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효율성이 낮다는 내부 판단 탓에 인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인력 재배치는 원활한 인수 작업의 마무리를 위해 조직을 줄여서라도 인천공장의 매각 작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동부제철 측은 공장별 인력 재배치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도 힘든데다 무리를 해서 인력 조정을 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부제철과 거래하고 있는 협력사의 말은 다르다. 다수의 협력사 관계자들은 이미 2월 말부터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대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며 여러 협력사들과 동부제철 직원들 역시 포스코 쪽에 ‘줄 서기’를 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협력사 관계자 A씨는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협력사들도 최근 상황 변동에 따라 ‘새 주인’이 될 포스코의 거래 성향을 알아보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남아 있는 인천공장 직원들은 포스코 인수 이후 우려되는 후폭풍 탓에 매우 불안한 분위기 속에 일하고 있다. 최근 들어 생산직과 사무직 사이의 괴리감이 부쩍 커졌으며 회사에 대한 소속감도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다.

동부제철 인천공장 직원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포스코 특유의 조직 문화와 최근 포스코가 진행하고 있는 긴축 경영 기조 때문이다.

포스코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유독 ‘순혈주의’가 센 기업으로 꼽힌다. 외부에서 인수·합병한 계열사라 하더라도 결국 주요 요직은 포스코 출신들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할 정도로 ‘포스코 성골’의 영향력이 강하다.

특히 동부제철이 포스코에 인수될 경우 기존 동부제철 임원들은 인수 이전에 비해 운신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고용 승계가 된다고 하더라도 포스코 본사 출신 임원들이 동부제철로 내려올 경우 그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포스코 본사는 경영임원의 수를 줄이고 급여를 삭감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에도 이러한 경영 기조가 반영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포스코가 인수 이후 기존 동부제철 출신 임원을 당장 자르는 일은 없겠지만 향후 회사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경우 동부제철 출신 임원부터 칼을 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여러 정황을 볼 때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수는 막바지 조율 단계로 보여진다”며 “동부제철과 포스코 모두 인수 과정에 상관없이 근로자들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하는 쪽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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