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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기자
등록 :
2014-01-17 10:52

‘녹십자 암초’ 빠진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 차질 우려

녹십자가 일동제약 지분을 늘리며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의 키를 쥐게 되자 일동제약은 지주사 전환의 차질은 물론 자칫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녹십자는 지난 16일 일동제약 주식 304만주를 장외 매수하면서 총 689만주의 일동제약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녹십자는 지난 2012년 12월 일동제약의 주식을 15.35% 보유한 이후 지분율을 늘리지 않았지만 16일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지분율을 29.36%까지 끌어올렸다.

녹십자가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는 점에서 “사실상 적대적 M&A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일동제약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기 전에 지주사 전환을 저지하고 M&A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동제약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날 이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시 주총을 불과 8일 앞두고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확대하자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막기 위해 지분율을 늘렸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계속해서 매입하자 지난해 5월 자사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을 34%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 방어에 나서며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지만 ‘녹십자의 암초’에 빠진 형국이다.

일동제약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최대주주의 일동홀딩스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강화하려 했지만 녹십자가 찬성표를 던지지 않는 이상 회사 분할이 통과되기는 어려워졌다.

녹십자가 임시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을 반대해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 일동제약은 경영권 방어에 제동이 걸리고 적대적 M&A에 본격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분할이 의결되려면 전체 주주의 과반 참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일동제약 주식 9.99%를 보유한 3대 주주인 외국계 ‘피델리티’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 지분 9.99%를 보유한 기관투자자 피델리티와 연합할 경우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가져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그간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M&A 대상 기업으로 자주 거론됐다”며 “피델리티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관건이지만 일반적으로 외국계 주주들은 절반씩 나누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어 현재로선 어느 쪽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확대에 대한 의도는 일단 오는 24일 열릴 일동제약 임시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외부적으로 알리기는 적절치 않다”며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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