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국민 사과에는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으로 남양유업을 이끌고 있는 홍원식 회장이 불참해 남양유업의 사과가 여론 무마용 ‘형식적 사과’에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김 웅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원식 회장의 ‘회장’ 호칭은 공식적 직위가 아니라 회사 대주주이기 때문에 부르는 호칭”이라며 “평소 회사 업무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홍 회장이 아니라 본인이 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대국민 사과에 직접 나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은 지금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홍원식 회장이 경영 업무를 총괄하는 등기임원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 <뉴스웨이> 취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남양유업의 2012년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임원·직원의 현황’에서 홍 회장의 직위와 담당 업무가 ‘회장’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홍 회장이 공식적인 회사의 오너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
홍 회장은 평소 회사의 모든 현안을 꼼꼼히 살피고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온 것은 식품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회사의 주식 17만주 이상을 갖고 있는 대주주가 의사결정을 사장에게 무조건 맡긴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 반응이다.
여기에 홍 회장은 지난 4월 18일부터 계속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잇따른 매각에도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국민 사과 당일(9일)에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을 또 팔아치웠다. 확보한 대금은 무려 70억원이 훌쩍 넘는 액수다.
이에 대해 김웅 대표는 “개인적인 은행 채무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증권거래소를 통해 합법적으로 거래한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와 증권가 안팎에서는 홍 회장이 남양유업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거래소 안팎의 정보를 부정한 방법으로 미리 빼내 주식에 대한 손해를 막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주식 배당으로 올해에만 1억8077만원의 현금을 챙긴 홍 회장의 이같은 주식 매도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대국민사과까지 나서는 동안에 정작 홍 회장 본인은 장막 뒤에서 주식을 내다 파는 등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에 남양유업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남양유업의 대국민 사과는 결코 ‘불매운동’ 여론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야 말로 국민들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이경화 기자 99-@
뉴스웨이 이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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