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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해에도 트럭은 판교로 간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새해에도 트럭은 판교로 간다

등록 2023.01.09 10:16

임재덕

  기자

reporter
우리나라 게이머들이 달라졌다. 게임 운영상 불만을 커뮤니티나 고객센터에 표출하는 건 옛말이 됐다. 이젠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피켓을 단 트럭을 몰고 회사 앞으로 달려간다. 커피 트럭을 동원해 달래기도 한다. 그러다 여의찮으면 같은 뜻을 가진 이들과 공동전선을 구축, 법적 대응도 마다치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최근 만난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새해에도 트럭들은 판교로 온다"는 푸념 배경이다.

게임사들은 이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이런 행동들이 업계 선순환에 기여하는 바가 명확해서다. 운영사들은 언젠가 매너리즘에 빠진다. 유저들과의 소통에도 소홀해진다. 결국 유저들은 떠나고 게임은 서비스 종료라는 냉혹한 현실을 맞이하게 된다. 유저들이 먼저 운영사의 이런 매너리즘을 지적해주고, 이를 받아들인 게임사들이 다시 한번 힘을 내면 그 타이틀은 장기흥행의 길로 갈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사태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줄곧 카카오게임즈의 불통을 지적했다. 먼저 출시된 일본과 이벤트 진행일정이 다르고, 핵심 콘텐츠의 일정이 다소 촉박하게 책정됐다고 불만을 제기했으나 회사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고 반발했다. 유저들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불매운동과 함께 게임사 앞으로 마차(경마 기반 게임 특성상 트럭을 마차로 대체)를 보내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했다. 더 나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소송까지 벌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유저들과 소통에 나섰다. 또 유저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운영 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결국 유저들은 회사의 진심을 받아들여 소송을 취하했다. 이때 모금한 돈은 회사와 함께 뇌병변 장애 환아의 치료비로 기부해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줬다. 게임도 반등에 성공, 국내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재등극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게임학회가 선정한 '2022년 10대 뉴스'에 꼽힐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새해에도 게이머들의 메시지가 담긴 트럭은 판교로 향할 전망이다. 즐기던 게임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원하는 유저는 없다. 다른 게임사들도 이를 명심하고, 앞선 카카오게임즈 사례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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