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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HK이노엔, 케이캡 이을 신약 고심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HK이노엔, 케이캡 이을 신약 고심

등록 2022.10.18 18:10

유수인

  기자

'바르는 아토피약' 개발 집중, 연내 임상1상 진입 AI신약개발 기업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확대 수액 신공장 본격 가동, 고수익 제품으로 수익성 보강

그래픽= 박혜수 기자그래픽= 박혜수 기자

바이오헬스기업 HK이노엔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이을 차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은 케이캡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웅제약이 같은 계열의 신약 '펙수클루정'을 출시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HK이노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홈페이지 제공HK이노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홈페이지 제공

18일 HK이노엔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케이캡을 포함한 신약 파이프라인만 15개에 달한다. 이 중 유망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IN-A002'다. 'IN-A002'는 JAK-1 억제제 계열의 바르는 아토피피부염 치료 신약이다. 앞서 류마티스관절염 적응증을 목표로 임상 1상을 진행한 바 있으며,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8월에는 AI신약개발 기업인 온코빅스와 신약 공동 R&D 업무협약을 맺었다. 'IN-A002'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R&D 노하우를 앞세워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현재 소화, 암, 자가면역 영역을 중심으로 R&D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인 온코빅스와 함께 후보물질 도출 및 합성연구를 수행 중"이라며 "연내 'IN-A002'의 임상1상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K이노엔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IN-A010'의 임상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IN-A010'은 HK이노엔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임상 진행이 가장 앞서있는 신약으로, 퓨쳐메디신으로부터 도입해 현재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NASH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에 실패한 분야이지만 아직까지 허가받은 약물이 없어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NASH 치료제의 시장은 2026년 약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기존의 주력 제품들을 통한 외형성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HK이노엔, 케이캡 이을 신약 고심 기사의 사진

현재 회사의 매출 실적을 이끌고 있는 전문의약품에는 케이캡과 기초수액, 영양수액, 고지혈증약인 로바젯, 기타제품 등이 있다. 단일 제품으로는 케이캡이 연간 약 8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기초수액이 약 6~7%, 영양수액이 3~4%, 로바젯이 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타 제품군에 들어가 있는 만성동맥폐색증 치료제 안플레이드, 고혈압치료제 엑스원, 마하칸, 요독증 치료제 크레메진,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제피토, 중추신경계 치료제 카발린 등은 전체 매출의 약 60% 이상을 차지한다.

회사는 우선 '수액' 제품의 대량 생산을 통해 수액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올릴 계획이다. 현재 HK이노엔의 기초수액 및 영양수액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0% 정도로, 연간 7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본가동한 오송 수액신공장에서는 기초수액제 대용량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의 종합영양수액(TPN수액)까지 생산해 수익성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TPN수액은 식사 불가한 수술 후 환자 혹은 중증질환 환자의 영양보급을 위해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오송 수액신공장 생산분은 연간 최대 5500만백으로, 충북 대소공장 생산분(연간 최대 5000만백)을 합하면 연간 1억백 이상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HK이노엔은 주력 제품인 '케이캡'의 적응증 확대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장악해나갈 계획이다.

케이캡은 차세대 약물인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국산 30호 신약이며, 세계에서 두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케이캡 출시 이후 약물 처방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면서 연 1000억원 이상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누적 817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케이캡의 시장 점유율은 독보적인 1위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같은 계열의 신약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을 출시하면서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7월 출시한 펙수클루정은 P-CAB 계열 제제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40mg)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10mg) 등 총 2개의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최근 유럽소화기학회에서 위염 적응증 관련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강점인 다양한 적응증과 제형으로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총 5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보다 넓은 범위의 치료가 가능하다. 현재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병용 투여 요법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어 적응증 추가는 계속될 예정이다.

또 제형(일반 정제, 구강붕해정)과 용량(50mg, 25mg)을 다양화해 더 많은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저용량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보니, 저용량 제품 출시를 통한 처방실적 증가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펙수클루 또한 위염적응증으로 하는 저용량 제품이 있지만 적응증이 겹치지 않아 기존 치료제들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약 9000억원인데, 이 중 저용량 시장은 약 4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케이캡 실적은 1300억원 처방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용량 시장에만 진출해 있었는데, 25mg/유지요법으로 저용량 시장에 진출하면서 처방실적의 큰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제품은 내년 초 발매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회사는 케이캡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현재 케이캡은 기술수출이나 완제수출 형태로 34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몽골과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4개 국가에서는 품목허가를 받아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동남아시아 제약 시장은 '파머징 마켓'이라고 불리는 신흥 제약 시장인데, 인도네시아 허가가 동남아 시장 공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억7090만달러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국산 신약 케이캡이 필리핀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연달아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동남아시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8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아시아, 중남미, 동남아를 넘어 유럽, 중동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케이캡 처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년 매출이 늘고 있다. 연도별 실적을 보면, 2019년 5399억원에서 지난해 769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4321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9년 725억원었던 영업이익은 판매관리비 증가 등의 이유로 지난해 50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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