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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OCI에 주식 판 부광약품, 왜 창업주 지분만 남겼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OCI에 주식 판 부광약품, 왜 창업주 지분만 남겼나

등록 2022.02.23 16:38

유수인

  기자

장남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 11% 매각창업주 김동연회장 주식 9.93%는 딜에서 제외업계 "2·3세 회사 경영서 손떼는 것으로 비쳐"사측 "경영권 매각 아냐, 공동경영일 뿐" 강조

부광약품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부광약품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석유화학· 태양광 전문기업 OCI가 부광약품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바이오·제약업계의 관심이 온통 두 회사의 관계와 지분 구도에 쏠리고 있다. 부광약품은 22일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11%를 OCI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1461억원, 규모는 773만주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동연 회장의 자녀 등의 주식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회장 본인의 주식은 이번 딜에 포함돼 있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먼저 업계에서는 이번 딜에서 김상훈(54) 사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은 팔고, 창업주 김동연 회장(84)의 주식은 그대로 놔둔 것을 궁금하게 여긴다. 부광약품 오너 2·3세가 더 이상 회사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비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남인 김 사장만 주식 일부를 남기고 은주(장녀), 은미(차녀) 씨 등을 포함한 김 회장의 직계가족들은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공시에 따르면 부광약품 최대주주외 특수관계인 9인이 보유 중인 약 829만000주 일부(773만주)가 양도됐으며, 양도인은 김상훈 외 8인으로 명시됐다.

일각에서는 자식들의 증여세 납부와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회장이 지난 2018년 4월 세 자녀에게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을 증여했으나, 이후 세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광약품이 OCI에 양도하기로 한 주식 중 일부는 국세 납세 담보로 법원 공탁 상태다. 국세 납세담보는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내기 위한(연부연납) 조건 중 하나다. 김 회장 등은 1차 거래 매매대금을 수령하는 동시에 계약 주식 가운데 국세 납세담보로 법원공탁중인 73만1496주를 제외한 699만8,838주를 OCI에 이체하고, 법원공탁중인 주식은 공탁 해지 즉시 잔여주식을 이체하기로 했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부광약품은 향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같은 계약을 맺게 됐다면서 '경영권 매각'이 아닌 '공동경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부광약품은 제약·바이오 R&D 역량이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큰 회사는 아니"라며 "대기업인 OCI의 역량 및 자금력을 결합한 시너지효과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고자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글로벌 기업인 OCI와는 이미 2018년부터 공동 설립한 합작사 'BNO바이오'를 통해 공동 경영관리와 투자 협력 경험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OCI가 주식 인수를 완료할 경우 1대 주주가 되는 것은 맞지만 김 회장과 김상훈 사장의 지분을 묶으면 그 차이는 1% 미만"이라며 "미미한 차이로 2대 주주를 유지하기 때문에 현 체계는 유지된다. 특히 지분 차이가 많이 나는 M&A가 아닌 공동경영이라는 점은 OCI측도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애초 김 회장의 딸들을 포함한 오너 일가는 회사 설립 이후 대주주 역할만 했을 뿐 경영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 현재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김 회장 또한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음에도 경영간섭은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부광약품은 의약품 연구개발, 생산, 영업마케팅 기능을 보유한 R&D 중심의 제약회사로 지난 1960년에 설립됐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모델을 통해 뇌질환 (중추신경계)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주요 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왔으며, 현재 30여개 해외사들과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OCI는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의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2008년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하며 항암제 분야를 타깃으로 국내외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과 펀드에 재무적 투자를 해왔으며, 이번 부광약품 투자로 개발 신약에 대한 국내외 상품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운영 등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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