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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사라진 삼성그룹···프랑크프루트 선언 25주년도 조용히

기념식 사라진 삼성그룹···프랑크프루트 선언 25주년도 조용히

등록 2018.06.05 17:16

수정 2018.06.05 17:50

강길홍

  기자

별다른 행사 없이 차분히 넘어갈 예정이건희 회장 와병 각종행사 모두 축소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여론도 악화신경연선언···삼성 초일류기업 이끌어

지난 2013년 5월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사진=뉴스웨이DB지난 2013년 5월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사진=뉴스웨이DB

삼성그룹에서 각종 기념식이 사라졌다.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주요 기념식을 축소했다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후로 이마저도 아예 자취를 감췄다. ‘프랑크프루트선언(신경영선언)’ 25주년도 조용히 넘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신경영선언 기념일인 오는 7일에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초 집행유예로 석방된 만큼 별도의 행사를 주재할 것으로도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의 출장은 별도의 행사를 갖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올해 호암상 시상식이 있었던 지난 1일을 앞두고 출장길에 오른 것 역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주요 행사는 창립기념일을 비롯해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기일, 호암상 시상식 등이 꼽힌다. 또한 이 회장 생일에 진행됐던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 신경영선언 기념일 등도 매년 기념해왔던 날이다.

이런 날이면 삼성 오너가들은 물론 삼성그룹 주요 경영진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자축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계열사별로 별도의 기념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에서 기념식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이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 이후다. 신경영선언 20주년이었던 2013년에는 이건희 회장이 참석한 기념만찬을 비롯해 대대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연말에는 전임직원에게 특별 격려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입원 중이던 2014년에는 별도의 행사 없이 사내방송을 통해 기념 프로그램을 내보낸 것이 전부였다. 이후 신경영선언 기념일은 공식석인 행사 없이 조촐하게 지나가는 것이 관례가 됐다.

호암상 시상식도 오너일가가 모두 참석하는 행사로 꼽혔지만 이 회장 와병 이후로는 대폭 축소됐다. 지난 2016년에는 이 부회장이 참석하기도 했지만 다른 오너일가는 시상식이 끝나고 진행된 음악회만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이 부회장이 구속 중인 상황이어서 오너일가 모두 불참했다. 지난 1일 진행된 시상식 역시 이 부회장은 비롯해 오너일가 참석자는 없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은 아예 폐지됐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2월 미래전략실 폐지와 함께 계열사별 각자도생을 발표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모든 행사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경영선언 이후 매년 선정해왔던 자랑스러운 삼성인상도 폐지된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수상자는 1직급 특별 승진과 포상금 1억원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삼성맨’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기도 한다. 삼성 고위 임원 중에는 삼성인상 출신이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1일은 이 회장 취임 30주년이었지만 별다른 기념식 없이 씁쓸하게 넘어갔다. 지난 3월 창립 80주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요란한 축하행사 대신 계열사별로 자원봉사를 진행하며 조용히 보냈다.

삼성의 이같은 행보는 이 회장이 와병 중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삼성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기념행사를 자축하는 것마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삼성의 신경영선언 신화는 이 회장이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핵심 경영진 200여명을 불러 모아놓고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신경영선언은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첫 번째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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