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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테러와 지지율은 ‘그때그때 달라요’

정치인 테러와 지지율은 ‘그때그때 달라요’

등록 2018.05.16 15:44

임대현

  기자

김성태·원희룡 최근 연달아 테러···적절치 못한 대응 지적박근혜·노무현도 당한 테러···테러 당한 이후 지지율 오르기도문재인, 사무실 인질극···홍준표, 테러 당했다고 부풀리기

달걀 테러 당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달걀 테러 당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이 최근 테러를 연달아 당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 도중 시민의 주먹에 맞았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토론회 도중 달걀 투척과 뺨을 맞았다. 이러한 테러 이후 가해자가 비난을 받았기도 했지만, 오히려 피해자인 정치인들이 비난을 받는 모습도 보인다.

김 원내대표가 테러를 당한 모습은 영상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히기도 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김 원내대표가 맞는 모습이 퍼져나갔고, 뉴스에도 자주 보도가 됐다. 하지만 뉴스 댓글과 SNS에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김 원내대표에 대한 조롱이 쏟아졌고, 여론을 돌리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김 원내대표는 피해자를 선처하겠다고 했지만, 여론은 그의 편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목에 깁스를 한 김 원내대표를 향해 “1대 맞고 깁스는 과하다”라는 조롱 섞인 여론이 생기기도 했다.

원 지사의 사태도 비슷했다. 원 지사는 ‘제2 제주 공항’을 반대하는 시민에 의해 테러를 당했다. 원 지사는 곧바로 “피해자 심경을 이해한다”라며 온화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딸이 SNS에 글을 올리면서 상황이 나빠졌다.

원 지사의 딸 원씨는 “우리 아빠 건드리지 마라. 개XX들아 내가 계란하고 칼 들고 복수하러 간다”라고 과격한 표현을 썼다. 이에 원 지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생겨났다. 급기야 원 지사가 공항을 반대하며 단식을 하는 시민을 향해 조롱하는 말을 했다는 의혹까지 생겨났다.

한국당은 이처럼 테러를 당하고도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간 당의 이미지가 좋지 못했고, 지지율이 낮았던 것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테러 이후 대처방법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앞선 사건들과 비슷했지만 정치인 테러 이후 긍정적인 효과가 가장 컸던 적이 2006년에 있었다. 당시는 지방선거가 한창이었는데, 한국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의 당시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커터칼 테러’를 당한 것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테러를 당한 이후 병원에서 “대전은요?”라며 자신의 몸보다 선거를 더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언론플레이를 펼쳤다. 이후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 사건의 계기로 당시 열린우리당은 선거에서 참패했고 한나라당이 압승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홍보용 영상에서도 커터칼이 긁힌 자국을 보이기도 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달걀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그는 두 번이나 달걀을 맞는 불운을 겪었는데,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한 번씩 맞아줘야 국민 화가 풀린다”며 “달걀 맞아서 일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맞겠다”라는 말을 했다. 이러한 소탈한 모습이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직접적인 테러를 당하지는 않았다. 다만, 과거에 선거사무소를 급습한 시민이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있다. 이 인질범은 문 대통령이 금괴 200톤이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직접 테러를 당하지 않았지만, 당했다고 선전하는 정치인도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자신이 ‘식칼 테러’와 ‘석궁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다닌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은 다르다. 식칼 테러는 단순히 선물용 식칼이 잘못 배달된 것이고, 석궁 테러는 직접 맞은 것이 아니라 전화를 통해 석궁을 쏘겠다는 협박을 들은 것이 전부다.

이외에도 정치인을 향한 테러는 많은 사례가 있다. 대부분 정치인 스스로 선처를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본인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함이 결정적인 이유다. 하지만 테러 이후 대응에 따라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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