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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제화업체 ‘엇갈린 운명’···금강제화만 남았다

토종 제화업체 ‘엇갈린 운명’···금강제화만 남았다

등록 2014.08.01 09:56

신원경

  기자

금강제화 헤리티지 편집숍 (사진=금강제화 제공)금강제화 헤리티지 편집숍 (사진=금강제화 제공)


에스콰이아가 법정관리를 지난 30일 신청했다. 이로써 3대 토종 제화업체 중 건재한 브랜드는 금강제화만 남게 됐다.

토종 제화 브랜드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민 구두’로 불리며 수입 브랜드가 넘볼 수 없는 제화시장의 절대강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산 3대 제화업체 중 엘칸토와 에스콰이아가 무너지고, 금강제화만 명맥을 지키고 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금강제화는 그동안 국내 제작을 고집하며 장인들이 내공을 쌓았다. 철저한 재고관리로 재무 건전성도 다진 것이 금강제화가 토종 제화 시장에서 살아남은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수년간 정체기였던 금강제화는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해외 브랜드의 침투,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구두 편집매장 등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라이센스 획득을 통한 수입브랜드 전개에도 적극 나섰다.

또 브랜드의 이미지에 젊고 세련된 감각을 불어 넣기 위해 고수와 고준희, 애프터스쿨, 박신혜 등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사진= 금강제화 제공 사진= 금강제화 제공


국내외 유명 신발 브랜드 40여개를 한 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레스모아는 2012년 9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133억 매출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라이선스 브랜드인 브루노말리 역시 2010년 론칭 이후 3년 만에 700억 매출을 올리며 금강제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금강제화가 60년간 구두 명가의 자리를 지킨 이유는 질 좋은 가죽과 기술력을 강화한 신발 제작에 집중하며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페셜 에디션 출시 및 고객 마케팅 등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해 금강제화 의 매출을 올해 7000억원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제화업계 3대 천왕으로 군림하던 에스콰이아의 이에프씨가 지난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또 다른 토종 브랜드 엘칸토는 외환위기 당시 한 차례 부도를 맞았고 2011년 이랜드리테일에 인수된 후에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 제화업체 ‘엇갈린 운명’···금강제화만 남았다 기사의 사진

1961년 설립된 이에프씨는 에스콰이어 브랜드를 앞세워 승승장구 했지만 지난 1988년 의류브랜드 ‘비아트’를 무리하게 확장했고 상품권 경쟁에서 백화점에 밀리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2009년 경영난으로 사모펀드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에 800억원 안팎에 매각됐지만 이후에도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 전 직원의 35%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전면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에스콰이아는 지난해 본사를 다시 서울로 이전하고 다방면에 걸친 체질개선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이에프씨는 지난 3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했으나 채권단과 최종 합의에 실패해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 절차를 밝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프씨의 현재 부채 규모는 900여억 원에 달한다.

금강제화, 에스콰이아와 함께 3대 제화업체였던 엘칸토는 1990년대 토털패션그룹으로 사업확장하는 무리수를 뒀다.

IMF 외환위기 때 부도를 내면서부터 엘칸토의 고난은 시작됐다. 자구노력과 영업정상화를 위해 힘썼지만 200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11년 이랜드리테일로 인수된 이후에도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콰이아와 엘칸토의 몰락은 국내 구두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데 있다. 2012년부터 수입 구두 브랜드의 득세로 주요 백화점에서부터 토종브랜드를 매장에서 밀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브랜드 소비를 부축이며 ‘신토불이’를 외치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다. 토종 브랜드들의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하며, 전 세계가 토종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상권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경 기자 lovesleep28@

뉴스웨이 신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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