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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청약 첫날 재뿌린 BNK투자증권 왜?

[리포트탐구]카카오뱅크 청약 첫날 재뿌린 BNK투자증권 왜?

등록 2021.07.26 10:28

수정 2021.08.01 10:54

허지은

  기자

이례적 매도 보고서 “프리미엄 지나쳐”목표주가 2만4000원···공모가 62% 수준8만원 수준 장외가 어이없는 수준 일갈 “카뱅은 플랫폼 아닌 은행, 청약 자제해야”

카카오뱅크 청약 첫날 재뿌린 BNK투자증권 왜? 기사의 사진

카카오뱅크 청약 첫날인 26일 투자의견 ‘매도(Sell)’ 보고서가 나왔다. 매수(Buy) 의견이 절대 다수인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이례적으로 매도 보고서가 나오면서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고평가 논란이 불붙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이날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목표주가 2만4000원,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이는 카카오뱅크 공모가(3만9000원) 보다 38.5% 낮은 가격이다. 통상 중립 의견인 ‘보유(Hold)’도 잘 나오지 않는 증권가에서 무려 상장 예정기업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나온 것이다.

◇“카카오뱅크, 플랫폼 아닌 은행···공모주 투자 자제 권고”=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총 36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하다”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을 가정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활용해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상회해 선반영됐다”며 “향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공모가와 시가총액이 현 시점에서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확정 공모가는 3만9000원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으로 국내 은행주 시총 1위인 KB금융(약 21조원)과 신한금융지주(약 19조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시총 3·4위인 하나금융지주(약 12조원)와 우리금융지주(약 8조원)은 이미 넘어섰다.

김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뱅크 청약을 자제하길 권고한다”며 “(카카오뱅크 대신)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8만원 수준인 장외시장 가격에 대해선 “장외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34조원이다. 상장은행 시가총액 합계가 74조원임을 감안하면 장외시장 가격은 어이없는 수준이며 비교할 가치도 없다”고 일갈했다.

◇“프리미엄·비교기업 모두 과도···정당화 어렵다”=사실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부터 비슷한 지적은 반복됐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높지만, 은행으로서의 성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었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 산정에 플랫폼과 은행 중 어느 면이 더 반영됐는지도 명확하지 않았기에, 장외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결정된 공모가에도 고평가 논란은 계속됐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산정 기준으로 플랫폼 기업이 활용하는 MAU(월간순이용자) 대신 전통 은행 평가 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사용했다. 플랫폼이 아닌 은행업 본질에 방점을 둔 듯한 평가지표였다.

하지만 비교기업에는 ▲미국 로켓컴퍼니(PBR 4.6배) ▲브라질 페그세구로(8.8배) ▲러시아 TCS그룹홀딩스(8.0배) ▲스웨덴 노르드넷AB (7.6배) 등 플랫폼 기업을 제시하면서 기준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비교회사를 보면 높은 PBR을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기업을 물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실적이나 자산규모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은 28조6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은행 자산(2147조원) 대비 1.3%, 규모가 작은 JB금융 대비로도 63%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ROE를 보면 작년 기준 카카오뱅크(4.1%)가 JB금융(9.7%), 하나금융(8.6%)는 물론 상장지주평균(7.8%)에도 크게 미치지 못 한다는 설명이다.

김인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국내외 인터넷은행과도 참별화된 영업전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혼재해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며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줘야 하는데 실현하기도 쉽지 않은 과제가 더 많다”고 밝혔다.

◇“장기 성장성 불투명 vs 은행주의 카뱅 때리기”=일각에선 은행지주 계열인 BNK투자증권에서 카카오뱅크 견제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주사인 BNK금융지주는 시가총액 2조4543억원으로 KB, 신한, 하나, 우리, 기업은행에 이어 코스피 6위 은행주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은행주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나오는 만큼 지주사 차원에서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선 증권가에서도 판단이 엇갈린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현재 기업가치가 정당화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 주가는 펀더멘털보단 증시 스타일이나 수급 등의 영향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전용 금융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현했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독보적인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자체적인 오리지널 금융 콘텐츠 개발 역량과 고객 맞춤형 상품 출시를 통해 기존 금융 플랫폼과의 차별성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 들어간다. 상장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단인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최소 청약증거금은 19만5000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8월 6일이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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