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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이 남긴 어록들···“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김종필이 남긴 어록들···“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등록 2018.06.23 12:07

임대현

  기자

국정원 표어 만든 JP, 특징 잘 나타내“정치인은 국민을 호랑이로 알아야”문재인 향해 “빌어먹을 자식” 막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제공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하면서 그의 어록이 회자되고 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더불어 ‘3김 시대’를 이끈 주역이자 충청권의 거물 정치인이다.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많은 말을 남겼다.

김 전 총리는 국무총리 산하의 중앙정보부를 창설한 인물이다. 지금으로 치면 국정원을 만든 것이다. 이때 사용한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는 말을 김 전 총리가 지어낸 것이다.

이 표어는 아직도 국정원을 비유할 때 자주 쓰이는 문구다. 여전히 국정원은 댓글 조작 사건을 일으키는 등 정치권의 비호를 위한 세력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음지’에서 일하며, 실제 ‘양지’인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활동할 때는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면서 대통령을 못해본 비운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3김’ 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을 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물러난 후에는 ‘킹메이커’로서 대선에 영향력을 펼치기도 했다.

보수정권이 대권을 잡으면 김 전 총리를 자주 찾아뵙기도 했다. 그가 지난 2015년에 이명박 전 대통령한테 말해준 어록이 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을 호랑이로 알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김 전 총리는 “호랑이가 배고파서 고깃덩어리 던져주면 넙적 막 집어먹고, 여름에 더워서 목욕시켜주면 하품을 하면서 무표정이고, 그러다가 발로 차면 그냥 덤벼서 뜯고, 아무리 맹수라도 잘해주면 내 고마움 잘 알 거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을 호랑이에 자주 비유했다. 올해 초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났을 때는 “정치는 봉사하는 일이며, 항상 국민 편에 서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라며 “항상 국민을 호랑이와 같이 무섭게 생각해야 하며, 국민을 쉽게 보면 정치는 실패하게 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죽을 때 부인과 같이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추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부인 故 박영옥 여사의 빈소에서 “집사람하고 같이 눕고 싶은데 아직 부부가 같이 현충원에 가는 거는 대통령이나 그렇게 하지 안 된다”며 “내가 같이 드러누울 수 없고 드러누워 봤자 두 평이나 되건 말건 그래. 그래서 형제들하고 나란히 드러눕게 거기 만들었어. 작년에 끝내 놓으니까 이런 돌연사를 맞이해도 당황하지 않게”라는 말을 했었다.

김 전 총리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 정치인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며 “내가 보기에 그 자는 대통령 될 관상이 아니야. 대통령이 될 팔자도 아니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이가 자기 할아버지라도 되나? 빌어먹을 자식”이라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

반대로,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를 향해서는 “자네 같은 각오로 정치를 해야지”라며 “자네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지”라는 덕담을 하기도 했었다. 한편, 홍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각박한 정치 현장의 로맨티스트였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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