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 서울 23℃

  • 인천 20℃

  • 백령 20℃

  • 춘천 25℃

  • 강릉 20℃

  • 청주 25℃

  • 수원 24℃

  • 안동 27℃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26℃

  • 전주 25℃

  • 광주 26℃

  • 목포 23℃

  • 여수 24℃

  • 대구 28℃

  • 울산 24℃

  • 창원 27℃

  • 부산 24℃

  • 제주 21℃

가계부채 경고음···제2금융권·신용대출로 부채 질 악화

가계부채 경고음···제2금융권·신용대출로 부채 질 악화

등록 2018.06.20 13:51

신수정

  기자

전세자금 대출 72조원···변동금리 비중 높아 부담 커

대출종류별·차주특성별 대출 비중. 자료=한국은행 제공.대출종류별·차주특성별 대출 비중. 자료=한국은행 제공.

우리나라 가계빚 증가 속도가 느려졌지만 부채의 질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2금융권 대출의 연체율은 3년만에 최대폭 증가했고 이자가 비싼 신용대출 증가율은 10%대의 고공 행진 중이다. 특히 최근 대출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어 제2금융권·신용대출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8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 1·4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1,468조원으로 1년 전보다 8.0% 늘었다. 증가율은 전분기(8.1%)보다 0.1%포인트 줄었다. 2016년에서 2017년 상반기까지 매분기 10%를 훌쩍 넘는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진정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은 급증세다.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3·4분기 9.5%에서 4·4분기 10.8%로 늘었고 올 1·4분기엔 11.8%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7.0%에서 5.3%로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주택 관련 수요가 여전히 많은 상태에서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신용대출을 찾는 가계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금융기관은 부실화 조짐까지 보인다. 올 1·4분기 비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1.54%로 전분기(1.38%)보다 0.16%포인트 늘었다. 2015년 1·4분기에 0.18%포인트 증가한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운 가계의 제2금융권 대출이 늘고 금리 상승까지 겹쳐 연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부터 연체대출 잔액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제2금융권 연체율도 점차 상승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자금 대출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 3월말 국내은행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72조2000억원으로 2014년(35조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3개월 새 6조3000억원, 1년 전에 비해 18조1000억원이나 늘어났을 정도다. 과거 통계를 보더라도 2012년 말 23조3000억원, 2013년 말 27조7000억원, 2014년 말 35조원, 2015년 말 41조1000억원, 2016년 말 51조5000억원, 2017년 말 65조9000억원 등으로 증가 폭이 커졌다.

이는 아파트 신규입주 증가,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대출수요 증대 등에 주로 기인한다. 전세자금대출은 대부분 공적기관 보증으로 취급되는 데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상승시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에서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취급을 확대해왔다.

현 시점에서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한은은 평가하고 있다. 자가 주택에 거주하면서 다른 보유 주택을 전세로 준 다주택 임대가구의 경우, 총자산에서 임대보증금을 포함한 총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가구 비중이 0.3%에 불과하다. 자가 주택을 전세로 주고 다른 전세집에 사는 1주택 임대가구 중에서도 이 비율은 0.8%에 그쳤다.

하지만 올들어 전세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주택 임대가구의 경우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많은 가구가 34.2%로 1주택 임대가구(15.0%)보다 높아 충격 발생시 유동성 측면에서 어려움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전세가격이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20% 급락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상정해 임대가구의 전세보증금 반환능력을 시산했다.

그 결과 92.9%의 임대가구는 금융자산이나 거주주택 담보대출을 통해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보증금 감소분을 마련할 여력이 있었지만, 나머지 7.1%는 추가 대출이 없으면 전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으로 추정됐다. 이들 가구 중 1.5%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등 이미 빚 부담이 컸다.

한은은 “전세가격이 급락하고 주택시장 전반이 위축될 경우 그 파급영향이 커질 수 있으며 특히 유동성 대응능력이 취약한 일부 다주택 임대가구는 전세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총량 증가뿐 아니라 보증기관 잠재리스크 축적 측면에서 전세자금대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