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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경영에서 손 떼나···오너가 전면퇴진 가능성 확산

조양호 회장, 경영에서 손 떼나···오너가 전면퇴진 가능성 확산

등록 2018.06.07 12:55

임주희

  기자

조현아·조현민 이어 조원태·이명희 까지···무차별 공세에 국민연금·소액주주 등 악화여론 등에 업고 퇴진압박 강화조 회장, 전문경영인 등장시키고 물러나는 시나리오 예상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갑질’로 조현아·조현민의 퇴진을 결정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만간 경영체제 변화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선 조양호 회장이 가족들에 대한 사법처리와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진가(家)를 겨냥한 각종 불법·비위 관련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경찰은 조현민 전 전무에 대해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기각됐다. 하지만 한진가에 대한 사정당국의 압박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월부터 총 3차례에 걸쳐 조 전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임원 재직, ‘땅콩 회황’의 뒤늦은 징계, 진에어 결함 항공기 운항 의혹 등의 사안에 대해 직권 조사 명령을 내렸다.

사정 당국의 압박은 이달 초 들어 정점에 달했다. 지난 4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밀수와 관세포탈 혐의로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5일 귀가한 조 전 부사장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은 조만간 조 전 부사장을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전 이사장도 같은 날 구속 여부를 판단 받기 위한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 전 이사장은 2014년 한진그룹 계열사인 그랜드하얏트호텔 공사현장에서 관계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무릎 등을 걷어차는 등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1명에게 24차례 상습 폭행과 모욕·상해 등 ‘갑질 행각’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 하면서 재벌 총수 부인 첫 구속은 면했지만 경찰이 보강수사에 들어가면서 추가 소환될 수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우 교육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이날 교육부는 인하대에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조사반을 보냈다. 조 사장은 1998년 학점 미달로 편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편입이 이뤄져 당시 학교 직원이 징계를 받는 등 문제가 됐다.

조원태 사장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양호 회장은 두 딸을 퇴진시켰듯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도 있다.

경영권에 대한 주주들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대한항공에 ‘국가기관의 조사 보도 관련 질의 및 면담 요청’이라는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개별기업에 국민연금이 공개서한 발송과 경영진 면담을 추진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선긋기에 나섰던 국민연금은 한진가 사태가 장기화 되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소액주주 연대도 주주명부를 열람 및 등사하는 것을 허락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주명부열람등사가처분신청(지난해 12월31일 기준)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이러한 주주들의 움직임도 조양호 회장을 압박할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가를 둘러싼 여러 사건들이 장기화하면서 여론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 경영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조 회장이 경영체제 변화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영인 도입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 대한항공 인물을 내세운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최근 재계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며 변화하고 있다. 조 회장도 이를 감안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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