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20℃

  • 인천 18℃

  • 백령 12℃

  • 춘천 23℃

  • 강릉 26℃

  • 청주 21℃

  • 수원 20℃

  • 안동 24℃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23℃

  • 전주 23℃

  • 광주 25℃

  • 목포 19℃

  • 여수 22℃

  • 대구 27℃

  • 울산 22℃

  • 창원 26℃

  • 부산 21℃

  • 제주 19℃

이웅열 회장 마곡시대 열었는데 장남 이규호 강남에 남은 까닭

이웅열 회장 마곡시대 열었는데 장남 이규호 강남에 남은 까닭

등록 2018.05.31 09:35

이보미

  기자

창립 61돌 맞은 코오롱, 핵심계열사 옮겨 ‘마곡시대’ 열어올해 1월 리베토 수장 오른 이 대표는 강남서 사업 집중이 회장 숙원사업 실현···이 대표는 전략거점서 경영수업

이규호 리베토 대표와 코오롱 마곡지구 원앤온리타워 전경.이규호 리베토 대표와 코오롱 마곡지구 원앤온리타워 전경.

이웅열 회장이 코오롱글로벌의 61돌을 맞아 ‘마곡시대’를 열었다. 지난 1997년 과천에 둥지를 튼지 21년만에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본사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로 옮겨 4차 산업혁명 대비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다만 4세 경영의 포문을 연 이규호 리베토 대표는 강남에 남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마곡지구에서 자신의 숙원 사업이었던 원앤온리를 실현하고, 이 대표는 그의 자리에서 주변 사업을 챙기며 경영 수업을 착실히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 그룹이 지난 16일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새명과학, 코오롱글로텍 등 3곳의 연구개발 인력과 본사인력까지 약 1500명을 이전한 마곡 신사옥의 ‘원앤온리(One&Only)타워’ 명칭은 이 회장이 지난 1996년 취임하면서 이동찬 명예회장으로부터 코오롱 사령탑을 물려받자 마자 내놓은 취임 일성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무한경쟁 시대에 생존하려면 유망상품, 기술 지역을 선점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한다는 의미의 원앤온리를 그룹 경영 비전으로 강조해왔다. 지난 2015년 첫 삽을 뜬후 약 30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마곡지구에서 완공한 코오롱 원앤온리타워가 이 회장 숙원사업의 결과물인 셈이다.

연면적 7만6249㎡에 지상 8층짜리 연구동, 지상 10층짜리 사무동, 파일럿동 등 3개동으로 구성된 원앤온리타워의 건물 전면부는 의류인 니트를 늘렸을 때 나타나는 직조무늬 패턴 디자인을 적용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톤을 첨단 신소재에 활용해 마무리하는 등 건물 외경에도 그룹 가치가 반영됐다.

사무공간 역시 전부 오픈페이스(개방형)으로 꾸며 칸막이 없는 책상에서 자유롭게 토론하며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오롱 계열사가 공유하는 R&D센터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넓은 공간을 확보해(천장 높이 최대 5m) 연구공간과 실험공간을 완전히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아이디어나 정보들을 영업이나 마케팅 부서와 빠르게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함께 할 수 있어 직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온 이 회장의 경영 방침이 그대로 반영된 것.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소통이 곧 심통(心通)”이라며 “회사, 직급, 직종의 경계를 넘어 진심을 연결하고 고객과 시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면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공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도 원앤온리 타워에 별도 집무실도 마련하고 당분간 지주사인 코오롱이 남는 과천과 R&D 핵심인 마곡을 오가며 경영 현안을 챙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과 코오롱플라스틱 등이 있는 경기도 과천, 코오롱글로벌 등 건설·환경 사업 계열사가 있는 인천 송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FNC) 부문이 있는 서울 강남 삼성동과 함께 4원 전략 거점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다만 주목할 만한 부문은 장차 코오롱그룹을 이끌 유력 후계자인 이규호 상무가 마곡에 입성하지 않고 강남에 남았다는 점이다.

이 상무는 올해 1월 임대사업을 하는 자회사인 리베토 수장에 오르며 입지를 공고히 했지만 핵심 거점인 마곡이 아니라 강남에 자리를 잡아 업계에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분할하면서 사무 공간이 없던 터라 임시로 복합 스포츠센터인 코오롱스포렉스에 자리를 잡았다가 최근 다시 강남구 테헤란로로 거쳐를 옮겼다.

코오롱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확실히하고 있어 이 회장의 장남이 이 대표가 장차 그룹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기업 오너 일가의 자녀들은 그룹의 주력 회사나 그와 관련된 신사업을 맡는 반면, 이 대표는 그룹 주력회사가 아니라 쉐어하우스라는 작은 규모의 시장을 영위하는 회사를 맡아 업계에선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여기에는 아직 이규호 대표의 나이가 34세로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기에 나이가 어린데다가 배울 것이 많아 작은 계열사부터 운영 해보며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고 올라오길 바라는 이 회장의 복안이 담겼을 것이라고 업계에선 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 관계자는 “리베토가 하는 사업장이 주로 강남쪽에 많다보니 강남 테헤란로에 자리잡게 됐다”면서 “마곡산업단지에는 시에서 마곡이 연구단지로 분양했기 때문에 연구소가 있는 회사만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