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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수위 높이는 금융당국···깊어지는 삼성생명의 고민

압박 수위 높이는 금융당국···깊어지는 삼성생명의 고민

등록 2018.05.11 06:10

수정 2018.05.11 12:07

장기영

  기자

정부,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 처분 압박 ↑두자니 당국 지적 두렵고 팔자니 경영권 흔들말 아끼는 삼성그룹···묘책 내기 쉽지 않을 듯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지분도. 그래픽=박현정 기자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지분도. 그래픽=박현정 기자

#1. 최종구 금융위원장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사가 단계적, 자발적 개선 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해주기 바란다.”(4월 20일 금융위 간부회의)

삼성생명 “고민 중이다.”

#2. 최종구 금융위원장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충격이 가해질지 모른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문제는 자산 편중 리스크가 핵심이다.”(5월 9일 금융위 기자간담회)

삼성생명 “고민 중이다.”

#3.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여러 방법이 있지만 정부가 선택을 강요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분명한 점은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내려야 한다.”(5월 10일 공정위 10대 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

삼성생명 “고민 중이다.”

연일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맹공에 국내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은 기존 지배구조의 붕괴로 이어져 셈법이 복잡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10대 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에서 “늦을수록 삼성과 한국 경제 전체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것이고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라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요구했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시장가치 기준 보유자산의 3%까지만 보유토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8.23%로 시가 약 26조원 규모다. 지분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할 경우 20조원 이상의 주식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삼성의 지배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 총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4%인데 삼성생명을 제외한 여타 생명보험사의 총자산 대비 주식 비중은 0.7%다. 이는 삼성전자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이 다른 보험사보다 20배 더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와 공정위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윤 부회장과 같이 고민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입을 다문 것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을 촉구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지난 8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한 개혁·진보 성향 금융·경제학자 출신의 윤석헌 원장도 압박에 합세했다. 윤 원장은 지난해 8월부터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권고한 바 있다.

윤 원장은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이 최근 삼성 관련 현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금융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당연히 보는 것이 맞다”며 “그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잘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7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시범 적용을 앞두고 얼어붙은 삼성생명의 고민은 쌓여만 가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한 삼성 복합금융그룹의 대표회사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금감원이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를 통해 소개한 금융그룹 리스크 주요 사례 9개 중 금융계열사를 동원한 계열사 지원, 내부거래 의존도 과다 등 3개 항목에 해당했다.

삼성생명은 계열사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부실 전이와 건전성 악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자금 조달에서 나선 삼성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13일 391억원을 출자했다.

양대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식을 보유한 이 부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게 된 점도 부담이다.

금융위는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현행 최다출자자 1인에서 최대주주 전체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지난달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와 증권사 등 계열 금융사의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특수관계인 신분으로 주식을 보유한 대기업 오너들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12만주(0.06%), 삼성화재 4만4000주(0.0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고, 삼성화재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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