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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로부터 온 편지]유일한 - 기업은 무엇으로 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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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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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는 한국 경제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기업 창업자들부터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CEO까지를 고루 조망합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이 현직 기업인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유언장> 첫째, 손녀에게는 대학 졸업 까지 학자금 1만 달러를 준다. 둘째, 딸에게는 유한공고 안의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준다. 셋째, 소유주식 14만941주는 전부 사회 및 교육원조신탁기금에 기증한다. 넷째, 아들은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1971년 3월,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유언입니다. 유 박사는 생전에는 물론 숨을 거둔 후에도 가진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한 헌신적인 사업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가 우리에게 남긴 건 사회공헌 활동이 전부는 아닙니다. 글로벌 제약회사의 초석을 쌓아올린 사업가로서도 유 박사는 많은 것을 남겼지요. 사업가 유일한이 남긴 것들은 무엇인지, 그의 어린 시절부터 따라가 봤습니다.

1904년, 9살에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난 유 박사가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다시 고국 땅을 밟은 건 31살 때 일인데요. 일제 식민치하의 비참한 현실을 마주한 그는 그 길로 귀국해 제약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합니다.

“건강한 국민, 병들지 않은 국민만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우리 민족에게 양질의 약품 보급이 시급하다고 여긴 것. 이처럼 민족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자 했던 유 박사는 약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요.

다만 그는 품질만으로는 사업을 이끌기 부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는데요.

“기업은 물건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 이것이 기업에 성장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 박사는 어렵게 만든 제품을 알리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시도했습니다. 1928년 우리나라 최초로 기업 이미지 광고를 신문에 낸 게 대표적인 사례.

당시 제약업계는 제품에 대한 명확한 설명보다 ‘만병통치약’이라며 홍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유 박사는 기업 상징인 ‘버들표’와 함께 약품의 용도, 약제사 이름 등 상세정보를 넣어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어줍니다.

또한 그는 인재의 역할도 강조하며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늘 참신하고 능동적으로 활동할 것을 장려했습니다. 1932년에는 한 숙직 직원이 함부로 창고를 열면 안 된다는 규칙을 어기고 혈청약을 빼내 다른 병원으로 보낸 일이 발생했는데요.

다음날 이 소식을 들은 유 박사는 규칙을 어긴 직원을 혼내기는커녕 크게 칭찬했습니다. 직원이 위급한 상황에서 원칙에만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게 이유였지요.

“기업의 기능에는 유능하고 유익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까지도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일제강점기임에도 불구, 이렇듯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유일한 박사는 1936년 중대한 결심을 합니다.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국내 최초로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 자신의 주식 절반을 전 사원에게 무상 배부한 것.

나아가 1962년엔 제약회사 최초의 기업공개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줍니다. ‘기업의 이익은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는 회사의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이기도 했습니다.

“기업은 한두 사람의 손에 의해서 발전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의 두뇌가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발전하는 것이다.”

1969년 노환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 유 박사는 부사장인 아들 유일선을 비롯한 친인척 모두를 해고합니다. 경영권 대물림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그렇게 시작된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제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과 개인적 정실(비록 그것이 가족이라도)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그것은 기업을 키우는 지름길이요, 기업을 보존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렇듯 늘 혁신적인 경영방식으로 회사를 이끌며 글로벌 제약그룹의 기반을 탄탄히 다진 유일한 박사. 그의 정신적 유산을 지금의 유한양행을 비롯한 보다 많은 기업이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이윤의 추구는 기업 성장을 위한 필수 선행 조건이지만 기업가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

박정아 기자 p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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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 기자p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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