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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의 ‘원칙’···한국GM·STX조선 향한 ‘강경 메시지’

[금호타이어 매각 확정]이동걸의 ‘원칙’···한국GM·STX조선 향한 ‘강경 메시지’

등록 2018.04.01 17:44

차재서

  기자

금호타이어, 이동걸 설득에 ‘해외매각’ 수용‘거래무산은 곧 법정관리’ 원칙에 마음 돌려한국GM·STX조선 노조는 전략 수정 불가피“다음 협상서 조건 수용할 가능성 커” 관측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을 수용하면서 연초부터 주요 기업 정상화 문제로 쫓기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한시름을 덜었다. 노조와 수차례 격론을 벌인 끝에 이번 거래의 당위성을 관철시킨 결과다.

이제 남은 한국GM·STX조선의 현안에서도 이동걸 회장의 협상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협상 시한 마지막날까지 산은과 대치하던 금호타이어 노조가 돌연 한걸음 뒤로 물러선 만큼 여전히 강경하게 대치 중인 한국GM과 STX조선 노조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9시 광주공장 광장에서 광주와 곡성공장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그 결과 투표에 참가한 2741명(투표율 91.8%)명 중 1660명(60.6%)이 찬성표를 던져 더블스타 투자유치가 최종 확정됐다.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확정으로 발등의 급한 불을 끈 산은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게 한국GM과 STX조선이다. 두 곳 모두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놓고 노사간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들 노조는 국책은행인 산은으로 모든 화살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GM의 경우 당초 지난달 31일이 노사 임단협 데드라인이었으나 시한 내 잠정안을 타결짓지 못했다. 이달 20일까지 한국GM이 정부와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해야 함에도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한국GM은 금호타이어와 달리 결재 어음이 바로 돌아오지 않아 당장 부도가 날 위험은 없으나 임단협 합의 후의 조합원 찬반투표, 신차 배정 계획 수립 등 절차를 고려하면 임단협 합의가 시급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GM 노조는 자구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는 한편 산은을 향해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산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은이 GM(제너럴 모터스)를 거들며 단체교섭까지 개입하고 있다”면서 “단체교섭을 배후조종하는 이동걸 회장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실사 과정을 놓고도 의구심을 제기하며 막판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STX조선도 상황은 비슷하다. 산은은 지난달 8일 중견조선소 처리방안을 통해 STX조선을 존속시키겠다고 발표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을 포함한 사측 자구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 제출을 요구한 게 노조의 반발을 산 탓이다.

이달 9일까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라는 산은의 요구에도 STX조선 노조는 움직이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대규모 인원 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안팎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산은 측이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TX조선 역시 파국으로 치닫을 공산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채권단과 극적으로 타협을 이뤄내면서 두 노조의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경제 여파’ 등 공통 분모를 지닌 금호타이어의 변화가 한국GM·STX조선 노조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지역사회에서도 노조에 협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둘러싼 협상 과정이 이들 노조에 경각심을 안겨줬을 것이란 분석도 존재한다. 산은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 종료 직전까지도 ‘거래무산은 곧 법정관리’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는 금호타이어는 물론 다른 구조조정 협상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산은의 강경한 메시지라는 게 외부의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을 전격 수용하면서 한국GM과 STX조선 등에 대한 산은의 협상력이 한 층 힘을 싣게 됐다”면서 “다음 교섭에서 이들 노조가 산은 측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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