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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 10’ 청사진 어디로···삼성화재, 해외공략 스톱

‘글로벌 톱 10’ 청사진 어디로···삼성화재, 해외공략 스톱

등록 2018.03.21 07:54

수정 2018.03.21 08:00

장기영

  기자

지난해 6개 해외법인 순익 55억원인도네시아법인 최근 3년 중 최저싱가포르서는 75억원 순손실 기록美지점 부실물건 재보험사에 이전

2015~2017년 삼성화재 해외법인 순손익. 그래픽=박현정 기자2015~2017년 삼성화재 해외법인 순손익. 그래픽=박현정 기자

지난 2011년 서울 을지로 옛 삼성화재 본사 곳곳에는 ‘글로벌 톱(Global Top) 10 2020’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세계지도가 걸려있었다. 오는 2020년 세계 10위 손해보험사 도약을 목표로 내건 국내 손보업계 1위사 삼성화재의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목표 시기가 2년 앞으로 다가온 현재 이 같은 청사진은 소리 없이 자취를 감췄다. 그 사이 서초동으로 자리를 옮긴 본사에서는 글로벌이란 단어조차 찾아볼 수 없다.

20일 삼성화재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브라질, 유럽, 싱가포르 등 6개 해외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55억원으로 전년 187억원에 비해 132억원(70.4%) 감소했다.

이는 2015년 순이익 256억원과 비교해 201억원(78.4%) 줄어든 것이다. 최근 3년간 순이익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개별 재무제표 기준 9564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표다.

‘글로벌 톱 10 2020’이라는 간판을 슬그머니 내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외 진출 23년째를 맞은 국내 최대 손보사 삼성화재의 현 주소다.

1996년 설립한 첫 해외법인인 인도네시아법인 순이익은 2016년 42억원에서 지난해 25억원으로 17억원(40.5%) 감소했다. 2015년 순이익 30억원과 견줘도 5억원(16.7%) 줄어든 금액으로 최근 3년 중 최저 규모다.

가장 최근인 2011년 말 설립된 싱가포르법인은 2015년 79억원이었던 순이익이 2016년 55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해 초 진출한 유럽법인 역시 2016년 22억원에서 지난해 17억원으로 5억원(22.7%) 순이익이 감소했다.

아시아 최대 보험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중국법인은 2015년 71억원의 순이익을 남겼으나 2016년 11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2017년 14억원으로 답보 상태다. 지난해 삼성화재 중국법인 영업수익은 3539억원으로 계열사인 삼성생명 중국법인 7534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베트남법인의 순이익은 2016년 46억원에서 지난해 73억원으로 27억원(58.7%) 늘었다.

이 밖에 미국지점은 부실 물건을 무리하게 인수해 경영이 악화되자 지난해 현지 재보험사에 부채를 이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미국 재보험사 카탈리나홀딩스와 미국지점 부채이전(LPT)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지대섭 전 사장이 취임한 2008년 이후 해외 거점을 확대했다. 실제 브라질, 유럽, 싱가포르 등 3개 해외법인이 지 전 사장이 재임기간 중 설립됐다.

하지만 이후 김창수 전 사장, 안민수 전 사장 등 2명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치며 글로벌 톱 10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갔다.

2012년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화재에 합류한 김 전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해외 플랜트사업을 경험했지만,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화재 미국지점이 부실화의 원인이 된 현지 중소기업의 재물보험, 일반배상보험, 산재보험 계약을 인수하기 시작한 게 2012년부터다.

재무와 투자 전문가인 안 전 사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는 ‘견실(堅實)경영’ 기조에 밀려 사실상 해외사업이 설 자리를 잃었다. 규모가 작은 데다 부침이 심한 해외사업보다는 국내 영업실적을 끌어올리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이에 따라 이들 전직 사장들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최영무 신임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삼성화재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최 사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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