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수입산 철강 25% 관세부과” 발언에···韓철강업계 긴장감↑

‘53% 관세폭탄’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강관산업 등 피해 불가피···대책마련 시급

그래픽=박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53% 관세폭탄’이란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이번 조치는 국내 철강업계에도 적잖은 피해를 안길 전망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철강업계 CEO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이 같이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인해 자국 산업 기반이 흔들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든 수출국에 대한 일괄 관세와 물량 제한 등 조치를 제안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출국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요청이 뒤따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국내 강관 산업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용한 미국 상무부와 한국 관세청 통계에서 한국산 철강(340만1000톤)은 미국 수입시장에서 캐나다(567만6000톤), 브라질(466만5000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관 제품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강관이 지난해 16억3400만달러(198만8000톤)로 전체의 50.1%를 기록했다. 원유나 셰일가스 채취에 사용되는 유정용 강관(OCTG)는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한국 등 일부 국가에만 고율의 선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은 미국 측의 최종 발표가 나온대로 국내 철강업계와 함께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