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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만년적자인데···숫자도 못 보는 금감원장

실손보험 만년적자인데···숫자도 못 보는 금감원장

등록 2017.12.28 15:59

장기영

  기자

올해 1~3분기 평균 손해율 134%업계, “전형적인 시장 개입” 반발

금융감독원,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금융감독원,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예전에 국가가 안 해준 보장 내역이 이만큼 있는데 그걸 이제 국가가 해주겠다고 하면 당연히 실손의료보험 보장 내역이 줄어드는데 그걸로 수익을 내려고 하면 안 된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7일 송년간담회에서 내년 실손의료보험 인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실손보험 보장 내역이 줄면 당연히 가격을 낮춰야 한다. 앞으로 줄어들 테니 가격을 조정하라는 것이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라 지난해 9월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보험사의 실손보험료 인하 여력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미용, 성형 등을 제외한 치료 목적의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하거나 예비급여를 도입하는 내용의 대책을 앞선 8월 발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손해율 하락 효과, 즉 반사이익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험업법상 보험요율 산출 원칙에 따라 보험료 인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으로 수익을 내려 한다는 최 원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국내 9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올해 1~3분기(1~9월) 개인용 실손보험 손해율은 평균 134%에 달한다.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와 이들을 부추기는 의료기관의 과잉 진료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 보다 나간 보험금이 많아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특히 흥국화재(148.3%), 메리츠화재(147%), MG손보(144%), 현대해상(142.8%) 등 4개 회사의 손해율은 140%를 웃돌았다. 나머지 손보사의 손해율은 롯데손보(138.8%), 한화손보(135.1%), KB손보(120.3%), DB손보(118%), 삼성화재(112.9%) 순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보험개발원은 최근 금감원에 내년 실손보험 참조순보험요율을 신고하면서 보험료를 약 10% 인상할 요인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참조순보험요율은 보험개발원이 보유한 통계와 보험사 여건 등을 토대로 산출한 일종의 평균 보험요율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보험료 인하 요인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대책이 실손보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며 보류했다.

실손보험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의 보장 축소를 근거로 당장 보험료를 낮추라는 요구에도 문제가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되는데, 금융당국은 아직 하락하지도 않은 손해율 예측치만으로 보험료 인하를 강요하고 있다. 경험통계를 기반으로 한 보험산업의 특성을 무시한 채 정부의 입맛을 맞추는 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세부적인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고 의료업계 반발 등으로 언제부터 추진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대책에 따른 가상 시나리오만으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실손보험료 인하 요구는 전형적인 시장 개입으로 자율적 가격 형성 메커니즘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보험료를 내렸는데 계속해서 손해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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