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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장관은 ‘앞날 모르는’ 성동조선 왜 방문했나

백운규 장관은 ‘앞날 모르는’ 성동조선 왜 방문했나

등록 2017.12.28 14:56

수정 2017.12.28 15:02

주혜린

  기자

위기 빠진 성동조선·STX 방문···구조조정 주도권 회복 해석“백장관, 구조조정 경험 전무해···부처 간 의견 수렴 안될 듯” “금융위 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더 효과적일 것”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백운규 장관이 28일 오전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과 창원의 STX조선해양을 찾아 구조조정에 대한 회사와 노조 등의 입장을 청취했다. 백 장관의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금융위원회가 주도했던 산업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산업부가 되찾아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는 구조조정 시 재무적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이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정부의 새로운 구조조정 추진 방향에 따라 이뤄졌다. 정부는 최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두 조선사의 금융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균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제시하고 기업, 노조,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새로운 기업구조조정 추진방향’을 보면 현행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밑의 세 개 분과체제는 한 개 실무협의체 체제로 개편된다.

기존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금융위원장이 분과장인 ‘기업구조조정 분과’와 산업부 장관이 분과장인 ‘산업구조조정 분과’, 기재부 1차관이 분과장인 ‘경쟁력강화지원 분과’로 나뉘어 운영됐다. 금융위는 기업 구조조정 방향 수립, 산업부는 사업재편 지원과 중장기 산업경쟁력 제고방안 마련, 기재부는 부처·분과 간 조율과 예산·세제 지원을 각각 맡는 방식이었다.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훈령을 개정해 금융위와 산업부가 자율적으로 주력산업을 점검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나온 구조조정 방안을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는 실무협의체가 논의해 최종 확정키로 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정부의 구조조정에 문제를 지적하며 “사전 부실예방, 산업 경쟁력 강화, 시장 중심의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부실이 현재화된 기업은 국책은행이 아닌 시장 중심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두 조선사에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을 설명하고 수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원가절감과 기술혁신 노력을 당부했다.

산업부는 이번 방문에 이어 조선업계, 조선산업 전문가, 구조조정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와 고용, 지역경제 보완대책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두 조선사의 경쟁력을 진단하기 위해 조선해양플랜트산업협회 주관으로 하는 외부 컨설팅은 곧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기존 재무실사 결과와 컨설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 조선사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산업과 금융 부처 간의 다양한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이 금융보다는 산업 경쟁력을 우선하는 쪽으로 잡힌 만큼 산업부 주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백 장관 또한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조선산업의 경우 STX·성동조선에 대해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금융위원회, 산업은행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모든 구조조정 문제는 산업부가 주도해 나가는 모양새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같은 달 “구조조정에서 산업부가 좀 더 역할을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한편으로는 백 장관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교수 출신인 구조조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연 부총리도 구조조정 경험은 없어 구조조정 정책에 있어 제대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금융위가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홍역을 치르면서 구조조정에 있어 한발짝 물러서려는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존 금융위원회가 주도해 온 ‘선제적 구조조정’과는 관점이나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산업부가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 사실상 금융위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더 효과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 관계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매듭짓기 위해선 정부의 큰 그림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조조정 방향을 잡아주는 것은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경제 논리에 따랐던 금융위의 구조조정 방식에 한계가 있었던만큼 산업부가 어떤 식으로 구조조정을 해 나갈 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현재는 펀드가 국책은행이 가진 부실기업 채권을 매수한 뒤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식이지만, 민간 자본 투입이 저조할 경우 결국 공적자금으로 부실기업을 살리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를게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 회생을 위해 투입한 자금에 대해 추후 혈세 낭비 논란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는 최근 5년간 한계기업에 34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부실기업 정리에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왔다”면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금융위가 주도했을 때도 어려웠는데 산업부 주도 하에서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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