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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술 진화, ‘협업’서 답 찾는다

[금융권, 디지털 무한경쟁 돌입②]핀테크 기술 진화, ‘협업’서 답 찾는다

등록 2018.01.02 10:28

수정 2018.01.02 10:31

정백현

  기자

금융사 자체 기술 개발, 현실적으로 난망스타트업 지원 통해 미래 기술 속속 개발투자-기술 제휴-이익 공유 선순환 성립각 금융사, 협업 ‘윈-윈’ 사례 확대 기대

2018년에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핀테크 기술 개발 모델의 등장 사례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은 신한금융그룹이 진행하는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 ‘신한 퓨처스랩’ 데모데이 행사에서 퓨처스랩 참여 기업과 신한금융그룹 CEO들이 기술 시연에 나서는 모습.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2018년에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핀테크 기술 개발 모델의 등장 사례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은 신한금융그룹이 진행하는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 ‘신한 퓨처스랩’ 데모데이 행사에서 퓨처스랩 참여 기업과 신한금융그룹 CEO들이 기술 시연에 나서는 모습.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금융권 안팎에서는 2018년을 핀테크 기술 대중화의 원년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각 금융회사들이 경주해 온 핀테크 기술의 진화를 기반 설정의 기간으로 봤다면 새해부터는 그동안 닦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은행권 4대 금융지주회사나 주요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로 핀테크 기술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각 금융회사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 거래를 공격적으로 확대해왔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출범으로 미래 금융 거래의 무게중심이 디지털로 급변하면서 각 금융기관도 핀테크 기술 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공통적으로 협업이 꼽힌다. 기존 금융회사가 갖고 있는 인적 조직이나 기술 역량을 가지고서는 현실적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핀테크 기술의 핵심은 IT 기술이다. 고도로 발전된 IT 기술을 기존의 금융 거래와 접목해서 활용해야 하는 만큼 각 금융회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인력으로는 이 기술의 진화가 사실상 어려웠다.

더구나 보수적인 금융회사의 기업 문화 위에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적용되는데에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금융회사들은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핀테크 업체, 온라인 플랫폼 업체, AI 업체 등 IT 관련 기업과 손을 잡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스타트업 형태의 기업과 손을 잡고 핀테크 기술 발전에 몰두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스타트업 기업에 금융 지원을 해줌으로써 이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지원을 받은 기업은 안정적 환경에서 우수한 기술을 개발한다. 개발된 기술은 각자 제휴한 금융회사와 공유해 상품화해 이익을 나눠 갖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핀테크 협업의 ‘윈-윈’ 구조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미래형 핀테크 기술 사례는 상당히 많다.

상담원이 녹취한 고객 데이터를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점검이나 마케팅·고객관리 등에 이용하는 음성 인식 기반 시스템이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부동산 자동 시세 추정 시스템, 기존의 보안 토큰을 대체할 신개념 보안 토큰 소프트웨어 개발, 한층 진화된 휴대전화 간편결제 서비스 등이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핀테크 협업 사례들이다.

금융회사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이 손을 맞잡은 대표적 사례는 신한금융그룹이 활용하고 있는 ‘퓨처스 랩’과 KB금융그룹이 활용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투자 등이 꼽힌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신한 퓨처스랩은 잠재력 있는 핀테크 기업을 발굴해 육성·지원하는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이다. 현재 3기가 진행 중인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총 40개 기업이 신한금융그룹과 손을 잡고 핀테크 관련 협업을 진행해 왔다.

신한 퓨처스랩에 참여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신한금융그룹의 각 계열사로부터 각종 시설과 금융 테스트 환경을 제공받는 것은 물론 신한은행의 기술 금융을 통한 융자나 기술 가치 평가펀드를 통한 투자 등 투·융자 측면의 종합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은 빅데이터나 AI 등을 금융업과 접목시킨 기술 외에도 유통이나 스포츠 기록 측정, 맛집 추천 시스템 등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하다. 기술 성과가 우수한 기업은 신한금융그룹의 지원 하에 해외 진출의 기회도 얻게 된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16년부터 약 50억원을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은 크라우딩 펀딩이나 계열사 지분 직접 매입의 형식으로 투자를 단행한 뒤 이들 기업과 기술을 제휴해 각종 솔루션을 개발·제공하는 형태다.

실제로 KB증권은 통합 자산 관리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업체 ‘해빗팩토리’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소비 패턴 분석 기반의 생활비 관리 앱인 ‘스마트코치’를 출시했다. 이는 투자-기술 제휴-상품화-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선례로 남았다.

직접 투자 방식 외에도 30여개의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 기업을 직접 육성하는 ‘KB 스타터스’ 프로그램 역시 KB금융그룹이 추진하는 대표적 핀테크 협업 사례로 꼽힌다.

KB 스타터스 프로그램은 국내 오픈형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금융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이에 대한 공동 마케팅에 나서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KB 스타터스 소속 업체 중에는 이미 KB금융그룹 계열사와 협업 성과를 낸 곳이 꽤 많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협업 사례가 2018년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시장 상황상 협업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비례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금융회사도 핀테크 기술 진화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기에 기술 지원을 위해 실탄을 두둑이 챙겨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독자적 핀테크 기술 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협업을 통한 기술 제휴와 공유는 생산적 금융 기반 확대라는 점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사례”라며 “단기적으로는 기술 제휴를 통해 각 금융회사들이 관련 기술을 체득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발전을 위한 조직과 투자에도 신경을 써야 핀테크 기술이 한 단계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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